[휴플러스] 서귀포 칠십리에 황혼이 진다

[휴플러스] 서귀포 칠십리에 황혼이 진다
20~21일 제26회 서귀포칠십리축제 개최
  • 입력 : 2020. 11.20(금) 00:0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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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남극노인성제·칠십리가요제 등
코로나 여파 공연별 관람인원 70명 제한



'자갯돌이 철썩철썩 물에 젖는 서귀포/머리 빨던 아가씨는 어데로 갔나/저녁달도 그리워라 저녁별도 그리워/서귀포 칠십리에 황혼이 졌다.'

서귀포를 주제로 만들어진 노래 가운데 서귀포라는 지명을 전국에 알린 노래를 꼽으라면 단연 남인수가 노래하고, 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곡의 '서귀포 칠십리'다.

이 노래는 조명암이 1934년 6월 제주를 여행했다가 서귀포 해안절경에 매료돼 이틀 만에 탄생시킨 가사라고 한다. 하지만 작사가가 1948년 월북, 이 노래가 없어질 것을 걱정한 박시춘이 또 다른 작사가인 반야월에게 개작을 의뢰했다. 개사된 노래는 남인수가 지병 중임에도 다시 불러 두번째 탄생을 맞았지만, 2절 가사 중 '미역 따던 아가씨'가 '머리 빨던 아가씨'로 바뀌는 바람에 "바닷물에 머리를 빠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놀림 아닌 놀림을 받기도 했다.

이후 1993년 '서귀포 칠십리'가 '금지가요 해금' 조치로 원래의 모습을 찾게 됐으며, 급기야 일본에서 활동 중인 이성애가 일본어로 취입, 제주출신 재일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최고의 노래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서귀포 해안 길이가 칠십리나 되느냐"는 질문이 많은데, 제주목사를 지냈던 이원진이 펴낸 '탐라지'(1653년)에서 서귀포는 지금의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정의현청에서 서쪽 70리에 있다고 서술돼 있다.

이러한 서귀포시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이달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천지연광장 내 칠십리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칠십리축제는 1995년 시작, 올해 26회째를 맞이하는 서귀포시의 대표 축제다.

당초 코로나19 여파로 취소 예정이었지만 서귀포칠십리축제조직위원회와 서귀포시는 장기간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 및 관련 업계 활성화를 위해 고심 끝에 축제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규모를 축소하고, 개막식 등 대규모 인원 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또 현장 공연별 관람인원을 70명으로 제한하며, 행사장을 출입하는 관람객은 발열체크 및 문진표를 작성하는 등 철저하게 출입이 관리된다.

첫째 날인 20일은 코로나 위기 극복 등 서귀포 시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남극노인성제'가 축제 시작을 알린다. 이어 지역 공연예술 및 동아리 단체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한마당', 서귀포 3분 관광영화제 입상작 및 제주어 홍보, 초청공연 등이 펼쳐진다.

둘째 날인 21일은 서귀포 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마련된 '찾아가는 문화도시 105번 문화버스' 콘텐츠 홍보, '칠십리가요제' 등이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을 위로한다.

이 밖에도 행사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서귀포시 공식 유튜브·페이스북 실시간 생중계)으로도 즐길 수 있다.

양광순 서귀포칠십리축제조직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그동안 지치고 힘든 생활에서 잠시나마 위로 받고 힘과 용기를 얻길 희망한다"면서 "열심히 축제를 준비하는 만큼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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