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시설공단 설립 제동 걸려 다행이다

[사설] 제주시설공단 설립 제동 걸려 다행이다
  • 입력 : 2020. 12.28(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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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추진한 시설공단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시설공단은 환경시설(매립장·재활용 등), 하수도, 공영버스, 공영주차장 등 4개분야 사업의 운영과 관리를 위탁하기 위한 지방공기업입니다. 그동안 ‘제주도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이번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3일 본회의를 열고 시설공단 조례안을 상정하고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습니다. 제주도는 지난해 6월 시설공단 설립을 위한 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이날 제동이 걸리기까지 적잖은 진통을 겪었습니다. 시설공단 설립 자체가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설공단 조례안 표결에 앞서 나온 반대의견만 봐도 짐작될 겁니다. 강성의 환경도시위원장은 “기대했던 예산 절감은 안되고 거대 공룡조직만 탄생해서 경직성 경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이상봉 행정자치위원장도 “인건비 증가와 비효율성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매년 1500억원 이상 투입해야 할지 모른다”고 꼬집었습니다.

도의회가 시설공단 설립을 막은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물론 시설공단의 필요성을 완전히 도외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는데 있습니다. 단적으로 버스공영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해마다 1000억원의 재정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거창하게 제주형 교통체계를 개편하면서 버스공영제를 도입했지만 교통환경이 얼마나 나아졌습니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엄청난 혈세만 탕진하고 있습니다. 시설공단도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또 하나의 ‘돈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높습니다. 오죽하면 제주도 공무직 노조도 “도민 혈세만 낭비할 것”이라며 시설공단 설립을 중단하라고 외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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