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데스크] 아마추어 vs 프로페셔널

[조상윤의 데스크] 아마추어 vs 프로페셔널
  • 입력 : 2021. 03.26(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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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프로들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선한 프로와 선하지 않은 프로가 공생하는 게 문제다.

프로는 프로페셔널의 약자로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 또는 직업 선수를 일컫는다. 프로에 상대되는 말은 아마추어이다. 예술이나 스포츠, 기술 따위를 취미로 삼아 즐겨 하는 사람인 셈이다.

스포츠 세계를 벗어나도 프로와 아마추어는 상존한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프로라 부른다. 범죄의 세계에서도 프로와 아마로 나뉜다. 그만큼 실력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프로들이 애를 쓰고 있다. 의약 및 방역 전문가들을 들 수 있다. 어제(25일)부터 시작된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 운동에는 선거 프로들이 전면에 나섰다. 선거캠프나 지지자들, 그리고 여·야 국회의원인 프로들이 치열한 쟁탈전을 전개하고 있다.

프로와 아마를 굳이 설명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병폐가 고스란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 현상을 복기(復棋)하기 위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난리다. LH의 설립목적은 국민주거생활의 향상 및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해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에 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 즉 프로들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오늘의 번듯한 대한민국이 있게 한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일부 프로들이 일탈 또는 잘못된 관행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LH 일부 직원들이 광명시흥지구 투기의혹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앞서 수많은 비리나 비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늘 그랬듯이 호들갑을 떨다가 금세 사라지곤 했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분야로, 또 다른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들이 프로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프로에서 성공하면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프로가 된 이후 폭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의 LH사태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프로(공무원)들이 국민들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아마추어들은 그들의 뒤를 이어 공복(公僕)으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 되겠다는 각오로. 그 각오가 변질되면 안된다. 국민을 위한 진정한 프로가 돼야 한다. 실력이 있는 프로가 되지 못하고 아마추어로 남아 있는 뒤처진 공직자들 역시 다시금 분투해야 한다. 위정자들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아카데미상 후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 '미나리'에 이런 대사가 있다. 외할머니인 순자(윤여정 분)는 손자에게 "미나리는 이렇게 잡초처럼 어디서든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다 뽑아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다 뽑아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라고.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함께 살아가는 공생을 떠올리게 한다. 프로와 아마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프로든 아마든 불공정 경쟁에서 승리를 따내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모든 분야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 나가는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조상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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