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생각안하나"… 판사가 분노한 이유

"피해자 생각안하나"… 판사가 분노한 이유
여후배 협박해 성착취물 제작·유포 10대
재판 출석하지 않고 전국유도대회 출전
재판장 "용서 구하는 게 먼저" 구속 예고
  • 입력 : 2021. 05.13(목) 16:5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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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를 일으킨 10대 유도선수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전국대회에 출전했다가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13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제주시 모 고등학교 소속 A군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A군은 지난해 7월~8월 후배 B양에게 "선배인데 무섭지 않냐"고 협박한 뒤 B양의 신체가 노출된 사진과 동영상을 받아 친구들에게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과 비슷한 혐의를 받는 친구 4명(2명 성착취물 소지·2명 성착취물 제작·배포)은 이날 재판에서 단기 2년, 장기 3년의 실형을 구형 받은 상황이다.

 당초 A군도 이날 친구들과 함께 검찰 구형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다른 지방에서 열리는 전국유도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A군의 변호인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는 "엘리트 운동선수가 된 이후 처음으로 전국대회가 열리는데, 향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언제 다시 대회가 열릴지 의문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장 부장판사는 "피해자는 자살을 언급할 정도로 괴로워하는 상황인데, (대회 출전이 아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 아니냐"며 "소년범은 구속이 안될 줄 알았느냐"며 법정 구속을 예고했다.

 그러자 A군의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잘못 조언했다"며 사과했고, A군의 어머니도 "제 불찰이다. 다음 재판 때는 출석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10일 오후 2시10분에 A군과 친구 1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구형을 받은 4명에 대한 선고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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