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알바의 유혹… 청년들 현금수거책 '악용'

고액 알바의 유혹… 청년들 현금수거책 '악용'
경찰청 한달간 집중단속해 수거책 26명 검거
코로나 인한 취업난… 생활비 마련 위해 접촉
올 4월까지 218건 발생해 피해액 45억원 집계
  • 입력 : 2021. 05.24(월) 14:29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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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제주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이인상 제주경찰청 차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일당들이 코로나로 인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에게 범죄를 숨긴 채 고액 알바로 꼬드겨 현금수거책으로 활용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돼 지난 21일까지 약 한달간 진행한 집중단속운영기간 중 47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해 26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모두 현금수거책으로 대부분 20대 대학생이며, 주부와 휴직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가량은 도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7명은 계좌이체, 8명은 대면편취, 1명은 상품권 대리구매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금액은 3억9937만원이다.

 제주경찰청은 20대 대학생들이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취업난을 겪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려 구직사이트에 있는 고액알바에 혹해 지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보이스피싱 수거책 모집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채 범죄를 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활동한 20대 학생 A씨는 피해자 2명에게 '저금리 대환대출 가능'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기존대출금을 변제해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이는 등 총 4차례에 걸쳐 453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또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20대 학생 B씨는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받고 보이스피싱 주범들에게 입금해주는 대가로 2%의 수수료를 받았다. B씨도 총 4차례 입금한 대가로 65만원을 받았다.

 이렇듯 보이스피싱 범죄 및 피해 금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474건이 발생해 피해액만 85억여원에 이른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218건이 발생해 피해액은 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경찰은 '콜센터' 등 보이스 피싱 핵심 조직원들이 외국에 있어 피해 발생 시 피해금 환수의 어려움이 있어 예방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경찰은 지속적인 순찰로 범죄를 예방하는 한편,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고액인출 시 은행직원이 경찰에 신고할 수 있게끔 조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고보상금제도 적극적으로 운영해 신고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범죄 발생 시 강력범죄 수사대 등 경찰 내 부서 상관없이 전부 출동할 방침이다.

 이인상 제주경찰청 차장은 "검찰, 경찰, 금융 등 어떠한 기관도 돈을 보관하거나, 인출해달라고 하지 않는다"며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게 끔 유도하면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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