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다고 차가운 음식만 찾다 보면 순간의 쾌락은 잠시 뿐, 시간이 지날 수록 입은 끈끈하고 몸은 더 더워지게 마련이다. 무더위가 다가오고 있지만 따뜻한 허브차 한 잔으로 몸 안에서부터 열이 가라앉는 경험을 해보길 추천한다. 겨울 추위에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따뜻한 차를 마신다고 하지만 나에겐 365일 오전 한 잔, 오후 한 잔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열을 식히는 일이 일상이다.
▶한여름에도 냉(冷)한 몸을 따뜻하게=몸이 찬 체질이라 한여름에도 손발이 시렵고, 사계절 내내 추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위에 민감한 반면 땀은 많아 더운 건 싫어 줄곧 얼음물을 찾다 보니 극심한 생리통과 부종, 소화불량, 불면증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지인의 소개로 맛이 강하지 않은 카모마일(캐모마일·Chamomile)차부터 마시기 시작해 페퍼민트, 얼그레이, 레몬밤, 메리골드, 루이보스, 마테차, 보이차 등 각종 허브차를 섭렵했다. 몸 상태와 시기에 따라 소화가 안될 땐 페퍼민트, 생리 기간이 다가올 땐 히비스커스, 잠이 부족할 땐 카모마일 등 지금 내 상태에 맞는 허브차를 마시는 일이 익숙해졌다. 종류별 허브차를 작은 비닐팩에 따로 담아 가방에 챙겨 두고 매일같이 마시는 습관을 들인 지 3년 쯤 지나니 드라마틱한 신체 달성! 까지는 아니지만 혈액순환에 도움이 돼 '다소' 따뜻한 몸, 다소 덜 시려운 손 발(특히 발)의 보유자가 됐음을 느낀다.
무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릴 때면 얼음물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만을 무진장 들이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한 입에 털어넣는 얼음물을 마셨을 때와 한 모금씩 천천히 차를 마셨을 때 몸의 반응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내 몸에 맞는 허브차로 건강 챙기기=수많은 종류의 허브차, 전통차를 사들여 우리집 꿀단지에 쌓아두고 있지만 나의 단연 '최애' 허브차 3종을 꼽자면 페퍼민트, 카모마일, 히비스커스다.
페퍼민트차는 위장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정말 있다. 놀라울 정도다. 과식이나 과음 이후 생긴 메스꺼움,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불편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거나 맛있다고 너무 많이 먹은 후 체해 본 경험이 많다면 페퍼민트 차와 텀블러는 가방 속 필수 준비물이다. 따뜻한 물을 넣었으면서도 페퍼민트 특유의 시원한 향이 더운 여름에 뜨거운 차를 마시는 일을 부담스럽지 않게 해준다.
카모마일차은 불면증 해소에 좋다. 단 꾸준히 마셔야 한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카모마일차 한 잔을 마셨다고 스르르 잠에 빠지는 건 아니지만,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 쯤 카모마일차를 마시는 습관을 꾸준히 들이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핸드폰은 잠시 꺼둔 채 은은한 향기와 따뜻한 기운을 주는 차를 천천히 마시다 보면 온종일 바삐 움직이며 긴장됐던 몸과 마음이 나른해진다. 특히 카모마일은 감기 기운이 있거나 마른 기침이 나올 때 마시면 매우 좋은 차로 알려져 있다.
히비스커스차는 우리 여성 동지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차다. '여자라면 히비스커스를 마셔야 한다'는 생각이다. 냉한 기운이 여자에게 좋지 않다는 것 쯤은 누구나 안다. 생리 시기가 다가오면 차갑고 묵직한 아랫배의 느낌이 온 몸에 퍼져 모든 일이 떨떠름하고 불쾌하고 분노가 치솟고 예민해진다. 특히 일정한 주기로 생리를 하느냐가 여자에겐 현재의 건강 상태를 판가름하는 척도인 만큼 한 달 중 나만의 때에 맞춰, 이왕이면 고통스럽지 않은 일주일을 보내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히비스커스엔 식물성 에스트로겐과 다이드제인 등의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호르몬 불균형을 맞춰 준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