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친환경 전기농사의 모습

[열린마당] 친환경 전기농사의 모습
  • 입력 : 2021. 07.01(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오늘도 하루가 시작된다. 나는 아내와 함께 전기농사 현장으로 나섰다. 발전소 입구에 다달았을 때 눈앞에 펼쳐진 알록달록 가지각색의 꽃들이 우리 부부를 반갑게 맞아 준다. 어떻게 알고 왔는지 관광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그 간에 땀 흘리면서 애써 가꾼 보람을 느꼈다.

아내와 나는 80 나이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정책에 부응코자 태양광 전기농사를 선택해 온 정열을 쏟아붓고 있다. 발전은 태양과 기계의 몫이고,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조성하고 과열, 폭설, 수해 그리고 풍해 등 발전에 장애를 막는 일은 우리 부부의 몫이다. 제초제 농약을 뿌리면 모든 꽃과 풀이 죽기 때문에 무농약으로 전기농사를 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 '친환경 전기농사를 한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듯 싶다. 오늘도 키 큰 천상쿨 등을 뽑는데 모듈 밑 풀밭에서 암꿩이 푸드덕 날았다. 꿩이 있던 곳을 봤더니 알 8개가 있었다. 얼른 그 자리를 피해 주었다.

태양광 발전소를 시설하고 운영하다 보니 주변으로부터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건축물이나 비닐하우스와 달리 태양광 발전소는 나지막한 높이로 시야를 가리지 않고, 각종 쓰레기나 악취 등 환경오염원이 전무하다. 발전소 안에 들어와서 사방을 둘러보라. 다양한 풀과 꽃, 벌과 나비, 그리고 새들의 노랫소리와 춤추는 모습에 취하게 될 것이다.

제주도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은 각종 세금(개발부담금·재산세·전용부담금 등 농민에게는 면제받는 세금)에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2020년 들어서 SMP, REC 가격이 급락해 수입은 줄고 지출은 많아 은행 대출금도 못 갚아 죽을 지경이다. 오늘도 전기 농사일에 땀 흘리고 대출금 갚을 걱정으로 하루가 마감된다.

<강용권 제주도 전기농사협동조합 조합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56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