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제주조릿대.. 연간 경제 가치 4800억

골칫거리? 제주조릿대.. 연간 경제 가치 4800억
탄소저장효과 148억·저장량 42만3800톤 제f시 눈길
  • 입력 : 2021. 07.04(일) 10:12
  • 이윤형기자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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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만세동산 주변 조릿대.

한라산 만세동산 주변 조릿대.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제주지역에서만 자라는 한라산의 제주조릿대가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치는 골칫거리로만 인식되고 있으나 탄소저감효과와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연구조사와 그동안의 수행 결과를 토대로 최근 발간한 '한라산의 제주조릿대'에 따르면 제주조릿대는 토사유출 방지와 탄소저장 효과 등 경제적 가치가 연간 484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조릿대의 경제적 가치를 계량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조릿대의 탄소저장의 경제적 가치도 처음으로 산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주조릿대의 탄소저장량은 이상기후에 대비한 탄소저감 효과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조릿대의 경제적 가치 환산과 탄소저장량 추정을 위해 영실탐방로 등 4개 탐방로를 중심으로 해발 400m부터 고도 100m 간격으로 정상까지 제주조릿대의 생물량 및 생육 특성을 조사했다. 2018년 완료된 제주조릿대 산출면적과 건중량을 파악하고 2019년 거래가로 탄소거래금액을 산출했다.

그 결과 한라산 제주조릿대의 잠재적인 경제적 가치는 모두 484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항목별로는 토사유출 방지 3773억 원, 재료(가축 조사료) 923억 원, 탄소저장 효과 148억 원 등이다. 제주조릿대의 탄소저장량은 약 42만3839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제주조릿대로 인한 악영향뿐만 아니라 순기능 등을 파악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관리방안 마련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 필요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제주조릿대는 한라산연구부가 지난 5년간 조사결과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발고도 400m 이상 지역의 면적 442㎢의 78.5%인 347㎢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은 거의 전역에 확산하고 있을 정도로 분포비율이 더 높다. 국립공원 지역 전체 면적 153㎢ 중 제주조릿대는 95%에 해당하는 146㎢에 분포하고 있다. 또한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 아고산대 지역 면적 22㎢ 가운데 88.3%에 해당하는 19㎢를 점유하고 있다.

제주조릿대가 국립공원 지역 거의 대부분의 면적에 광범위하게 번식하고, 아고산지대까지 확산하면서 한라산의 생물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 어린 구상나무의 생육에 피해를 줄뿐만 아니라 산지대에 서식하는 시로미, 흰그늘용담, 설앵초 등과 같은 식물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한라산연구부의 김종갑 연구사는 "제주조릿대가 생물다양성을 해치기도 하지만 토사유출방지 등 효과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무작정 제거만한다고 해도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제어'하면서 공존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안정적 생태계 유지 관리방안을 마련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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