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덕의 건강&생활] 나이 드는 일에는 눈물이 필요하다

[김연덕의 건강&생활] 나이 드는 일에는 눈물이 필요하다
  • 입력 : 2021. 10.20(수)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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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눈 질환은 아마도 안구 건조증일 것이다. 이것도 노화의 일종이라, 40대 이후 환자가 대부분이다. 안구 건조증이 생기면 눈이 뻑뻑해지고,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자주 충혈되고, 뭐가 낀 듯하게 흐려지거나, 눈부심이 심해지기도 한다.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눈도 건조해지기 쉽다. 습기 많은 여름철에도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의 영향으로 병원을 찾는 분도 심심찮게 보인다. 최근엔 스마트폰과 컴퓨터 때문에 2~30대가 눈이 뻑뻑하다 호소하는 사례도 많다. 전자기기를 보면서 눈을 덜 깜빡이거나, 완전하게 감았다 뜨지 않고 불완전하게 깜빡이게 되면, 눈 표면에서 눈물이 말라 쉽게 건조해진다.

안구 건조증이라 생각되는 많은 분들이 '눈물샘이 막혀서 왔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눈물샘이란 윗 눈꺼풀 바깥쪽 피부 아래에 있는 기관으로, 암과 같은 이유로 일부러 제거하지 않는 한 막힐 이유가 없는 부위다. 드라마를 보다가 슬퍼지거나, 먼지 같은 게 들어갔을 때 반사적으로 눈물을 흘린다면, 눈물샘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이다.

외부 자극에 반응해 흘리는 눈물 말고, 평소에 자극이 없어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흘리는 눈물을 기저 눈물이라고 부른다. 안구 건조증은 기저 눈물 분비가 줄어들거나, 눈물의 구성 성분에 불균형이 생길 때 발생한다. 기저 눈물은 크게 세 가지 층으로 구성된다. 눈과 바로 맞닿은 점액층, 중간층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수성층(물), 눈물이 쉽게 증발되지 않게 껍데기를 씌워주는 지질층이 그것이다. 안구 건조증 치료는 부족한 눈물 성분을 보충해 주는 데에서 시작한다.

가장 흔히 쓰이는 건조증 완화제는 인공눈물이다. 인공눈물은 수성층을 보충해 준다. '인공'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고 쓰지 않으려는 분들이 있는데, 눈을 뻑뻑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이 더 해롭다. 인공눈물을 하루 6회 이상 사용한다면 보존제가 없는 1회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질층을 보충하는 겔타입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조금 더 적극적인 치료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눈물 분비를 촉진시키고, 건조증에 의한 염증 반응을 줄이는 저농도 사이클로스포린 성분과, 뮤신 분비를 촉진시켜 건조함을 덜어주는 디쿠아포솔 성분이다. 치료제라고 할지라도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를 유도한다.

안약을 넣는 것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눈물이 부족한 상태라면, 누점(눈물점) 폐쇄술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눈물이 코로 흘러내려가게 하는 비루관 입구를 막는 것이다. 3개월 정도 지속되는 콜라겐 플러그와, 반영구적으로 막는 실리콘 플러그로 나뉜다.

눈꺼풀의 기름샘(마이봄샘)에 만성염증이 생기면, 눈물의 지질층이 약해져 눈물막이 쉽게 깨지고 증발한다. 눈꺼풀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제가 도움이 된다. 눈꺼풀염이 심한 경우 IPL 레이저를 사용해 마이봄샘 상태를 개선시켜 안구 건조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지면을 통해 다양한 치료 방법을 소개해드렸지만, 안구 건조증은 기대만큼 쉽게 나아지는 병은 아니다. 열심히 일해서 낡아가는 내 몸과 자연스럽게 더불어 살겠다고 생각하고, 불편한 데를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응하는 것이 여러 모로 이롭다. 눈이 마른다고 마음까지 마르면, 인생이 더 뻑뻑해지지 않겠나. <김연덕 제주성모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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