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제주로 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지인은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월급으로 190만원 가량을 받는데 월세(50만원), 밥값 등 생활비(60만원) 등 110만원을 제외한 80만원을 매월 통장에 저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오르는 물가 탓에 저축액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지인은 "월급은 그대로고 물가만 오르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탄식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후 일상생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각종 생활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국내 휘발유 값은 최근 6주 연속 상승하면서, 제주지역 대부분 주유소는 ℓ(리터)당 1800원 후반대의 가격표를 내걸고 있는 등 가계 부담이 만만찮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12일부터 유류세를 인하한다 하지만, 이미 너무 오른 기름값 탓에 운전자들이 가격 인하에 대한 체감은 그리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기름값 급등은 제주지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서민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최근 발표한 10월 제주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올랐다. 3%대 고물가는 올해 4월부터 7개월 연속 이어지며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6% 올랐다. 이같은 상승률은 2011년 9월, 올해 5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고물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일상생활이 회복된다 한들, 나들이 한번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운 빈곤한 사회가 오지않을까 우려스럽다.
<이태윤 경제산업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