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그는 왜 '내부 고발자'가 될 수밖에 없었나

[책세상] 그는 왜 '내부 고발자'가 될 수밖에 없었나
에드워드 스노든의 '스노든 파일'
  • 입력 : 2021. 11.12(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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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독자들을 위한 '스노든 파일'은 미국 수정 헌법 제4조로 시작된다. "신체, 주거, 서류, 물품의 안전에 관한 시민의 권리는 부당한 수색이나 압류에 의하여 침해될 수 없다." 18세기에 제정된 헌법 속 '서류'는 요즘의 컴퓨터 파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온라인에서 소유, 생산, 판매, 구매할 수 있는 디지털콘텐츠는 '물품'과 같다.

오늘날 컴퓨터가 우리의 또 다른 집이라고 했을 때, 그 안에 담긴 개인 정보가 동의 없이 수집되고 감시된다면. 미국 CIA와 NSA 등 최고 정보기관에 소속됐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스노든 파일'에서 왜 자신이 '내부 고발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밝히며 위태로운 디지털 생태계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한때 미국 정부를 위해 일했지만 지금은 우리, 즉 대중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하는 스노든은 프로그램이 개발될 당시만 해도 모든 사람의 기록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시스템을 설계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극적인 실수인지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프로그램이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가치에도 어긋난다는 걸 알았다. 대중에겐 이러한 감시 체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허락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3년 미국 정부가 전 세계인의 인터넷 사용을 감시하고 있다고 폭로한 이후 간첩 혐의로 기소돼 현재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스노든은 온라인에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을 알려주며 당부한다. "내가 공유한 게 무엇이든 언제나 다시 공유될 수 있고, 결국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대상의 눈과 귀에 들어가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혜인 옮김. 푸른숲주니어.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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