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데스크] 아듀! 2021

[조상윤의 데스크] 아듀! 2021
  • 입력 : 2021. 12.31(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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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6개월 전인 1983년 6월 30일 KBS를 통해 시작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생방송이 기억난다. 같은 해 11월 14일까지 138일 동안 방송했던 프로그램으로, 단일 생방송 프로그램으로는 세계 최장기간 연속 생방송 기록을 갖고 있다. 6·25 전쟁으로 인해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수는 1000만으로 추산됐다. 그래서 이산가족을 찾아보자는 의도의 프로그램이 기획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총 453시간 45분 동안 단일 주제 연속 생방송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지금처럼 인터넷은커녕 전화보급망조차도 원활하지 못하던 시대였기에 더욱 의미 있는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시간이 흘러 2020년. 전대미문의 코로나19의 팬데믹은 전 세계를 휩쓸었다. 2021년 12월31일 오늘까지도 광풍은 그치지 않고 있다. 언론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진자수를 보도하고 있다. 올 한해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또 다른 신기록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확진자가 6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제주도 역시 12월 30일 현재 4600명을 넘어 5000명을 향해 치닫고 있다.

대유행 이후 1차부터 어느 새 5차 유행까지 감염으로 인한 공포는 지속되고 있다. 예방백신이 나오며 한숨을 돌렸는데,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한 지경에 이르렀다. 새해를 불과 며칠 앞두고 먹는 치료제의 사용 승인으로 우리나라에도 1월부터 도입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코로나19의 종식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종식이라는 의미가 아닌 바이러스와의 공존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바이러스 종식은 있을 수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어쨌든 전 세계는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이듬해인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했고, 위드 코로나라고 명명하며 일상회복이라는 미래를 계획했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우리의 일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을 뿐이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제주는 모든 분야에서 침체와 좌절, 논란의 연속 등 여느 해 보다 우여곡절이 많은 해로 기록되게 됐다. 예년과 달리 2021년은 2020년과 마찬가지로 기억에서 지울 순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떠나보낼 수 있게 됐다. '굿바이'가 아닌 '아듀'로 하는 게 맞다 싶다. 굿바이라는 단순히 잘 가라는 안녕이 아닌, 다시는 생에서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이별의 뜻을 내포하는 아듀가 적당하다고 본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듯, 내년은 올해와는 또 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상회복이라는 내일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새해는 우리에게 두 번의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국가와 지역의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누가 오늘보다 나은 내일, 올해보다 더 나은 새해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를 가려야 한다. 선택의 기로엔 선 이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데 녹록지가 않다. 세상이 너무나 많이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아듀! 2021, 웰컴! 2022. <조상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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