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장기화에… '혼선의 혼선' 코로나19 현장

확산세 장기화에… '혼선의 혼선' 코로나19 현장
일선 보건의료 현장 대혼란… 병·의원, 약국 "인력·약품 부족" 호소
재택치료자 비대면 진료 수용능력 초과.. 일반 환자 진료도 차질
18일 6385명, 19일 6228명 등 주말 1만2613명 확진.. 사망자 속출
  • 입력 : 2022. 03.20(일) 17:06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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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제주지역 보건의료 현장에서 전례 없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선 의료기관은 수용 능력을 초과해 업무 마비를 호소하고,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적절한 처방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혼란은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병·의원에서 실시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결과를 '최종 양성'으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초래됐다. 당초 목적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PCR검사 역량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진단검사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지난 18일엔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이 PCR 검사 양성 판정 수치를 뛰어넘었다. 같은날 확진자 6385명 중 81%인 5183명이 동네병원을 통해 양성판정을 받은 것이다. 19일에도 전체 확진자의 절반 수준이 신속항원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진단검사 수요는 여전히 하루 6000건을 넘어서는 등 폭증하면서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에선 '검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내 한 이비인후과 직원은 "오전 업무 시작 시간이 되기도 전에 대기번호가 150명이 넘어가고 있다"면서 "확진자 정보 등을 입력하는 데에도 시간을 들여야 하니 여타 진료는 거의 포기 상태"라며 업무 과부하를 호소했다.

이에따라 재택치료 중인 3만 여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비대면 진료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반 관리군에 속한 확진자들은 스스로 병·의원에 전화해 전화 상담 및 약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 검사 인파가 몰리면서 전화 연결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현재 도내 재택치료 중인 확진 환자 수는 3만3138명이며 이중 4618명이 집중관리군, 2만8520명이 일반관리군이다. 일반 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동네 약국에선 코로나19 증상 관련 약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제주시내 한 약국 관계자는 "인후통, 해열제, 소염진통제, 기침, 기관지 등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필수적인 약들의 수요가 높아 재고가 부족한 상태"라며 "품절된 약들이 많아 효과가 비슷한 다른 약을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중관리군 관리 여력에도 한계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60세 이상·면역저하자 확진자는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의료기관에서 하루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상태를 점검받아야 하는데, 이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택치료 중인 70대 A씨는 "확진된 첫 날 전화가 온 뒤 다음 날엔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기저질환이 있어 언제 응급상황이 발생할 지 몰라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 순간에 신속항원검사를 확진으로 인정하게 되면서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정부의 방역정책이 크게 바뀌어야 조금씩 보완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 사이 지난 18일 6385명, 19일 6228명 등 1만26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일 오후 5시까지는 제주도 잠정 집계 결과 2746명이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11만8913명이다.

사망자도 연일 속출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고령층 2명이 숨졌으며 앞서 18일 4명, 17일 3명 등 사흘 새 9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도내 위중증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17명이며 치명률은 0.06%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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