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제주 4·3 74주년] (3)희생자 유족찾기

[특별기획/ 제주 4·3 74주년] (3)희생자 유족찾기
가족 못 찾는 4·3 유해… 유가족 유전자 데이터 확보 '핵심'
  • 입력 : 2022. 03.30(수)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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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411구 중 신원 확인된 유해 138구에 그쳐
차세대 유전자 감식 기법 도입 가족 찾기 총력

도외 행불자 도내서 발견되기도… "채혈 참여를"


차가운 땅 속에서 잊힐 뻔했던 4·3희생자의 유해가 발굴돼 빛을 보더라도 가족을 찾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들의 유전자 확보가 중요하다. 보다 많은 4·3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채혈에 참여한다면 가족을 찾는 날을 앞당길 수 있다.

▶희생자 유해 411구 발굴… 273구는 가족 못 찾아=4·3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은 지난 2006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411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화북천과 화북 가릿당동산, 별도봉, 고우니모르, 제주공항 서북·동북, 선흘리, 태흥리 등 8개소에서 400구의 유해를 발굴해 92구에 대한 신원을 확인했다.

2018년에는 제주공항, 도두, 선흘리, 북촌리, 구억리 등 5개소에서 5구의 희생자를 추가 발굴했으며, 2021년에는 가시리, 상예동, 강정동, 색달동, 하예동 등에 대한 발굴작업을 통해 총 6구의 희생자 유해를 수습했다.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 확인 작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273구의 유해는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8년에는 279구에 대한 감식이 진행돼 29구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2019년에는 92구에 대한 감식으로 12구, 2021년에는 275구에 대한 감식을 실시해 5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유가족 채혈 내달 도내·외서 개시=유전자 감식을 위해서는 현재 살아 있는 가족들의 유전자 정보 확보가 중요한 만큼 지속적인 유가족 채혈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10월 19일부터 12월 15일까지 도내 보건소와 보건지소, 서귀포의료원 등 18개소에서 유가족 채혈이 진행됐으며 지난해에는 제주시 한라병원과 서귀포시 열린병원을 유가족 채혈 병원으로 지정하고 채혈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에도 유가족 채혈 사업은 계속된다. 우선 도내는 열린병원에서 4월 4일부터 11월 말까지 유가족 채혈이 실시되며, 한라병원은 4월 중순부터 채혈이 시작될 예정이다. 도외 유가족을 위한 채혈은 전화(064-723-4368)를 통해 사전 접수한 뒤 도외에서 채혈이 가능한 병원과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적극적 채혈 참여가 신원 확인 관건=지난 2월 10일 열린 4·3희생자 유해 신원확인 보고회에서는 신원이 확인된 5구의 유해가 74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유전자 감식을 담당한 서울대학교 법의학교실 이승덕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통해 희생자 신원을 확인한 과정을 설명하며 유가족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NGS 특수 감식 기법을 통해 검사 항목 수를 높이고 부계뿐만 아니라 모계를 통해서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되도록 1~2촌 이내의 가족이나 최대 3촌 이내의 가족들이 채혈에 참여해 주시면 보다 정확한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4·3평화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신원이 확인된 가족 중 희생자가 육지로 끌려갔던 것으로 가족들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혈에 참여했고 결국 도내 발굴 유해 중 희생자를 찾아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도외로 간 행방불명자라도 적극적으로 유가족 채혈에 참여한다면 신원 확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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