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는 치미병(治未病)이라는 말이 있다. 말그대로 '아직 병이 아닐 때 미리 치료를 한다'는 뜻이다. 요새 말로 하자면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킨다'는 뜻이 되겠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설문조사에는 여지없이 건강이 1순위로 뽑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특히 피부병은 여러 가지 질환 중에서도 건강할 때 예방해줘야 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피부병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가려움으로 인해 삶의 질을 많이 떨어트리기도 한다. 그리고 한번 발병하면 1~2주가 아니고 짧게는 1년, 길게는 평생을 괴롭히기도 한다. 더군다나 피부질환은 피부 자체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몸 안에서 일어나는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피부에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더더욱 평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병은 명확히 밝혀지는 원인이 거의 없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자극적인 음식, 벌레에 물림,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 심지어 피부염의 모습이 다 대동소이해서 정확한 병명을 진단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어쨌든 주로 자주 발생하는 아토피피부염, 습진, 두드러기, 건선, 양진 등은 대표적으로 어떤 원인으로 인해 면역계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질환이다. 이런 피부염의 특징은 대부분 과민한 피부와 염증이다. 몸에 열은 염증을 불러일으키고 염증은 다시 열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염증이나 열을 만들어내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맵거나 짠음식,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몸에 열을 만들어내고 염증을 불러일으킨다. 과도한 스트레스 역시 열을 만들어낸다. 특히 머리 부위에 열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과도하게 쌓인 염증물질은 체외로 배출돼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말하면 체내 독소를 빼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운동으로 땀을 배출하는 행위가 중요하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운동은커녕 거의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기혈순환과 발한을 위해서 꾸준한 운동은 필수이다. 또한 피부에 자극이 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땀이 나면 바로바로 씻어줘야 하고 화장을 하거나 염색을 할 때는 최대한 덜 자극적인 방법을 취해야 한다. 한의원에서 이루어지는 한약치료 역시도 단순히 피부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면역균형을 다시 찾아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근래 제주도에 한의원에 내원하는 피부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집에만 있으면서 체중이 늘어나고 수면시간이 불규칙해지면서 더 피부가 민감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피부질환은 한 번 생기면 완치가 어려운 만큼 평소에 건강유지를 위해 신경을 써야하겠다. <진승현 꽃잎위에선 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