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길 위에 선 소년범들 "다시 기회가 올까요?"

제주 길 위에 선 소년범들 "다시 기회가 올까요?"
제주지검 지난 3일 '손 심엉 올레' 실시
소년범 8명 걸으면서 쌓인 생각들 정리
  • 입력 : 2022. 06.07(화) 17:46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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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검찰청과 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보호관찰소 등은 지난 3일 제주올레 5코스에서 보호관찰 청소년 8명이 참여한 가운데 '손 심엉 올레'를 실시했다.

"(사고 쳐서) 법원이나 검찰청에서 말고 밖에서 웃으며 검사를 만나겠다."

제주지방검찰청과 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보호관찰소 등은 지난 3일 제주올레 5코스에서 보호관찰 청소년 8명이 참여한 가운데 '손 심엉 올레'를 실시했다.

손 심엉 올레는 소년원 수용 또는 보호관찰소 보호관찰, 교육·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소년범에게 총 26개 코스·425㎞에 달하는 올레길을 걷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걷는 과정에서 쌓였던 상처와 분노, 좌절감을 치유하고, 성취감과 자존감은 상승시켜 소년범이 새로운 자아를 찾도록 하기 위함이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소년범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3개월 동안 2000㎞를 걸으면 석방하는 '쇠이유(Seuil)'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년범의 재범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보호관찰 청소년들은 남원포구에서 위미항까지 약 7㎞를 걸었으며, "검찰청이나 법원이 아닌 밖에서만 검사를 만나겠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바다를 보며 숲길을 걸으니 너무 좋다", "복잡한 생각이 정리된다" 등 그동안 속으로 쌓았던 얘기를 조금씩 꺼냈다.

박종근 제주지검 검사장은 "손 심엉 올레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면서 성장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검은 손 심엉 올레 제도를 체계화시켜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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