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도교육청 등 일부 지역에서 확대 시행해온 사립학교 교원 위탁 채용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위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에 대해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다.

■ 2022학년도엔 12개교 46명 선발 1차 필기 위탁 시행

도교육청의 재정결함보조금을 받고 있는 도내 사립학교는 고등학교 9개교, 중학교 6개교, 특수학교 1개교다. 도교육청의 사립학교 교원 위탁 채용 확대는 2019년 제주도감사위원회의 사립학교 교원 채용과 관련한 지적에 따른 것이다.

도교육청은 선발 과정의 공정성·투명성을 취지로 2020학년도부터 원하는 사립학교에 한해 신규 채용 시 1차 시험(필기)을 도교육청에 위탁하는 시스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당시 6개 중·고교(16명)에서 신청이 이뤄졌다. 이 같은 위탁 채용은 2021학년도 8개 학교 19명, 2022학년도 12개 학교 46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교원 임용 시 "공개전형을 실시할 때에는 필기시험을 포함하여야 하고, 필기시험은 시·도 교육감에게 위탁해 실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돼 올해 3월 25일부터 시행 중이다.

■ 전국 사학단체는 법제화 반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제기

이 법에서는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 교육감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필기시험을 포함하지 아니하거나 시·도 교육감에게 위탁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은 달았다.

도교육청에서는 이에 맞춰 사립학교 재정 지원 조례를 개정해 "교사 신규 채용을 위한 전형을 위탁하는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경영자에 대해 우선적으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지난 22일 위탁 채용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처분신청 배경에 대해 "헌법소원 선고까지 시험 위탁 강제 조항으로 인해 사학의 건학 이념 구현에 걸맞은 교원을 채용할 수 없어 그 피해는 사립학교에 강제 배정받은 학생들의 학습권이 중대하게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주도교육청 "1차 시험 5배수 선발 등 사학 측 협의 반영"

도교육청은 현재 법제화에 맞춰 2023학년도 사립학교 위탁 채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의 관계자는 "적어도 1차 시험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수용하는 흐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사립학교의 가장 중요한 채용 목적인 건학 이념을 이행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 선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그 결과 1차에서 1.5배수를 선발하는 공립 임용시험과 달리 사립학교는 5배수까지 열어놨다"며 "최근엔 일부 사학에서 1차 선발 인원을 3배수, 2배수로 추리자는 말이 나오고 있고, 모 학교에서는 2~3차를 포함 전면 위탁 의사까지 비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