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의 기업대출은 늘고 가계대출은 주춤거리고 있다. 또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상향 조정하기 이전부터 시중 금리에 일부 선반영되며 은행 예·적금으로 수신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5월 제주지역 도내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5월말 기준 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37조4268억원으로, 전월보다 2145억원 늘었다. 4월(1465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는데, 가계대출은 372억원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2144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지난해 5월 2.89%에서 올해 5월 4.14%로 상승하고,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대출 증가는 최근 기업들이 최대 경영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6월 제주지역 기업경기조사에서 기업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인력난·인건비 상승(29.2%)과 원자재가격 상승(18.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도내 금융기관의 5월 말 수신 잔액은 35조1712억원으로 전월보다 4582억원 늘었다. 4월 한달동안 수신이 월중 12년만에 최대인 1조2143억원이 늘었던 것에 비하면 증가액이 축소되긴 했지만 전반적인 증가 기조는 뚜렷하다. 2020년과 2021년 연간 수신 증가액이 각각 4177억, 1조263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올해 증가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적금, 저축예금)은 4월 3715억원 늘어난데 이어 5월에도 1203억원 증가했다. 2020년에는 예금은행 저축성예금이 2100억원 감소했고, 2021년에는 587억원 증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금리 인상 추세에 따라 여윳돈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