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의 주택시장이 최근 급속히 얼어붙으며 상반기 매매거래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르고, 인상 종료 시점이 언제쯤이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에 매매거래는 당분간 정체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 6월 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전월보다 소폭 줄어들긴 했지면 여전히 1000호를 상회했다.
31일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은 4985호로 지난해 같은기간(6633호)에 견줘 24.8%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월 1007~1277호가 매매거래된 반면 올해는 1월 825호, 2월 690호, 3월 921호, 4월 827호, 5월 939호, 6월 783호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특히 7월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렸고, 앞으로도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으로 높아지는 이자 부담에 주택매매거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매매거래가 줄어든 반면 전월세 거래는 증가했다. 6월 한달 도내 전월세 거래량은 1742호로, 1년 전(1147호)보다 51.9% 늘었다. 최근 5년평균 6월 거래량에 견줘서도 113.4% 늘었다. 이같은 전월세 거래(국가승인통계는 아님,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해 집계) 감소는 짙어진 관망세에 매매보다는 전월세로 수요가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 상승과 시장 불확실성에 당분간 하방압력 직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8일 '2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금리 인상 영향으로 하방압력에 직면했다"며 "대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금리인상 종료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매매거래가 당분간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6월 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1063호다. 5월보다 5.0%(56호) 줄긴 했지만 836~987호 사이에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5월 딱 1년만에 1000호를 넘긴 후 6월에도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이처럼 최근 주택매매거래가 주춤하고, 감소하던 미분양이 증가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상반기 주택 인허가와 준공주택은 1년 전보다 증가세가 뚜렷하다. 주택매매시장 위축이 이어진다면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상반기 주택 인허가 실적은 5244호로 지난해 같은기간(2011호) 대비 160.8% 증가했다. 주택경기가 최고 호조세를 띠던 2010년대 중반이 포함된 최근 10년 평균(5415호)과 비슷한 수치다. 주택 착공은 3693호로 지난해(2236호) 대비 65.2% 늘었다. 10년 평균(4898호)에 비해서는 24.6% 감소했다.
상반기 주택(공동주택) 분양은 지난해 같은기간(568호) 대비 193.7% 증가한 1668호로 집계됐다. 10년 평균(1359호)보다도 22.8% 많은 물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