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제4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자로 '경계인'의 삶을 살아온 재일 김시종(93) 시인이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학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지난 9일 김 시인이 수상자로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1929년 부산에서 태어나 어머니 고향인 제주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4·3 시기인 1949년 제주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까지 재일(在日)의 삶을 살고 있다.
김 시인의 첫 시집 '지평선(1955)'은 재일조선인 사회뿐만 아니라 일본 시단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에세이집 '재일의 틈새에서(1986)'는 제40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본상, 시집 '원야의 시(1991)'는 제25회 오구마히데오상 특별상을 받았다. 또 시집'잃어버린 계절(2010)'은 제41회 다카미준상을, 자전(自傳) '조선과 일본에 살다(2015)'는 제42회 오사라기지로 상을 각각 수상하는 등 일본 문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시집'광주시편(1983)'도 발간했다.
아시아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김시종 시인은 냉전의 분극 세계뿐만 아니라 국가주의와 국민주의에 구속되지 않고 이것을 해방시킴으로써 그 어떠한 틈새와 경계로부터 구획되지 않는 시적 행위를 실천해 왔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한반도의 분단에 종언을 고함으로써 남과 북의 민주적 평화통일독립 세상을 염원하는 재일(在日) 시인으로서 정치사회적 욕망을 미학적으로 확장한 점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0~22일 개최되는 '제4회 아시아문학 페스티벌'의 개막행사에서 진행된다. 상금은 2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