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삼 제주시장 내정자가 소유한 제주시 아라동 지역 토지.
[한라일보] 오는 18일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강병삼 제주시장 내정자가 경매를 통해 동료 변호사 3명과 공동으로 제주시 아라동 소재 농지와 과수원 등 6997㎡(약 2120평)를 26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낙찰을 받은 해당 토지를 이용한 농업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해당 토지 주변에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지가 상승을 노린 '투기목적의 부동산 매입'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아라동 농지· 과수원 등 공동 매입… 농사 안 짓고 방치
한라일보의 취재 결과 강 내정자는 경매를 통해 동료 변호사 3명과 공동으로 지난 2019년 12월 6일 제주시 아라동 소재 농지 2필지· 과수원 5필지 등 6997㎡를 매입했다. 이 가운데 강 내정자의 토지 지분은 4분의 1인 1749㎡(실거래가 6억5000만원)이다. 4명이 각 6억5000만원을 투자해 총 2120평(26억원)을 매입한 것이다.
강 내정자가 매입한 토지 입구옆으로 요양원 진입 도로가 개설돼 있다
강 내정자는 부동산 매입 대금 6억5000만원 가운데 5억원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았다. 경매로 토지를 매입할 경우 은행에서 80%까지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농지를 경매로 매입한 후 강 내정자는 영농사업계획서에는 농사를 짓겠다고 했으나 유채 파종 1회 정도에 그쳤고 지난 9일 오전 10시쯤 취재기자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농지는 잡초만 무성한 채 방치돼 있었다. 언론의 취재가 이뤄지자 공동 매입자가 농사를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서둘러 경지정리 작업을 했다.
강 내정자가 매입한 토지 입구에는 9일 시멘트 등이 쌓여 있다
|토지 구입 후 인근에 진입로 개설… "평당 500만원 이상 오를 것"
특히 이들이 토지를 구입하고 난후 해당 토지 옆에 요양원이 들어섰고 진입로가 개설됐다. 이에 따라 이들이 구입한 토지가격은 현재 평당 30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현 부동산 매매가로 환산하면 해당 토지 가격은 63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라동 A부동산 대표는 "해당 부동산은 아라도시개발사업지구에 바로 붙은 땅인데 도로에 접한 이곳의 토지는 평당 200~300만원 정도"라며 "해당 토지 옆으로 진입로가 개설돼 있어 앞으로 평당 500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내정자가 매입한 토지옆으로 요양원 도로가 개설됐다.
또 강 내정자가 지난 2014년, 2015년 지인과 공동으로 매입한 애월읍 광령리 소재 농지 2필지도 잡초에 방치돼 있었다. 지인과 공동으로 소유한 광령리 임야 4필지(1196㎡)가운데 일부는 훼손돼 있었다.
강 내정자가 지난 2014년, 2015년 지인과 공동으로 매입한 애월읍 광령리 소재 농지 2필지도 잡초에 방치돼 있었다. 10일 농지 주변 모습
제주도의회 한 청문위원은 "변호사 4명이 제주시내에 26억원짜리 토지를 사서 농사는 짓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토지 매입비 6억 5000만원 가운데 5억원을 대출받으면 실제 자기 돈 1억5000만원 정도 든다. 즉 1억5000만원을 갖고 땅을 사서 현재 10배인 15억원 벌게 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기막힌 투자"라고 말했다.
아울러 강 내정자는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와 유수암리 일대 상속받은 임야 13필지· 23158㎡ (실거래가 7억 8800만원)를 소유하고 있다. 부인은 소길리에 전 5필지(10만9628㎡)와 제주시 해안동에 주택(84.89㎡), 서귀포 서홍동에 빌라(49.12㎡)를 소유하고 있다. 소길리 농지에는 콩이 심어져 있었으나 경작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었다.
|강병삼 후보 "전업농 아니라 영농사업계획 이행 못해"
이와 관련, 강병삼 제주시장 내정자는 취재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라동 토지를 경매로 매입하면서 영농사업계획서에 채소류와 콩류, 조경수를 심는다고 했으나 전업농이 아니다 보니 실제 그러지 못했다. 재산증식의 목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령리 농지는 자갈들이 많아 경작을 하기 힘들어 그냥 놓아두고 있고 아내가 상속받은 소길리 토지는 아내의 오빠가 경작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서귀포시 빌라는 노후에 살고 싶어 지인의 요구로 구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