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엽의 한라시론] 스마트 가든으로 변화하는 생각하는 정원

[성주엽의 한라시론] 스마트 가든으로 변화하는 생각하는 정원
  • 입력 : 2022. 08.18(목)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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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생각하는 정원은 척박한 제주 곶자왈의 작은 농장에서 초라하게 출발했다. 너무나 열악한 상황이었기에 그동안 수많은 우여곡절과 남모르는 연단(鍊鍛)을 거쳤고 어느 시점 이후 10년 정도는 시설투자로, 또 7년 정도는 내부의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정리하며 끊임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여러 난관들을 해결하며 다지고 다진 후에 잠시 숨을 고르던 중 찾아온 코로나 팬데믹은 잠재돼있던 모든 문제를 무섭게 들춰냈고 다시금 3년여의 문제 해결 기간을 거치면서 우리의 정원은 오늘도 새롭게 우일신(又一新)하고 있다.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칭송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형 한국정원, 생각하는 정원은 이제 대한민국만의 수려한 정원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아주 풍부한 곳이다. 개원 30주년인 2022년 현재의 위치에서 생각하는 정원의 미래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정원을 관람하는 사람, 정원을 가꾸는 사람, 그리고 정원을 경영하는 사람, 이 모두를 위한 의미있는 변화는 무엇일까?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의 4차 산업혁명은 세상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된 잔디 깎는 로봇, 방제기로 불리는 SS기 무인방제기와 드론 방제기, 전동운반차, 고소작업대, 연못 청소로봇, 점적관수 무인관수시설 등이 정원 관리의 혁신을 일으키면서 결국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자유를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한 세상의 흐름과 더불어 생각하는 정원의 미래 역시 스마트 가든으로 변신하지 않을까 예측한다. 아마도 단순한 스마트 팜 차원을 넘어 정원 관련 최신 장비와 최첨단 시설로 구성된 미래형 가든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또한, 별도의 첨단 가든 장비 전시장도 만들어져 방문자들에게 전시와 교육, 미래형 가든 서비스도 이뤄질 것이다. 이는 정원 콘텐츠와 기술 혁신의 창조적 융복합이 실현되는 새로운 도전이다.

이러한 도전과 발맞춰 생각하는 정원의 공간과 전시에도 과감한 변화를 주려고 한다. 50년 동안 계속 증가했던 정원수와 분재였지만 이제는 여백미를 살리고 첨단기능을 갖춘 새로운 시설을 위해 일부를 축소, 개편할 계획이다. 그동안 소중하게 관리해오던 몇몇 분재들은 원하는 분들에게 분양하고 대신 특수목 중심의 정원으로 전환하며 정원의 특수목 후계를 육종, 배양, 분양하여 좋은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많은 분들과 생각하는 정원의 문화예술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는 새로운 미래에 대해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살아남은 종은 강한 종이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니고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라고 한 찰스 다윈(19세기 영국 생물학자, 지질학자)의 말을 떠올리며 생각하는 정원이 대한민국과 제주의 자랑으로 세계인들에게 더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곧 생각하는 정원의 책임이며 사명이라 생각한다. <성주엽 생각하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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