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협박 베트남人 재판이 늦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

몰카 협박 베트남人 재판이 늦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
제주지법 합의부 사건을 단독 재판부 배당
선고 하루 전에 재배당… 법원 "실수였다"
3월 기소된 사건은 벌써 6개월 넘게 소요
  • 입력 : 2022. 08.25(목) 14:3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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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에서 성범죄자 사건 배당을 잘못해 재판을 다시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법원은 실수를 인정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베트남 국적 A(23)씨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불법체류자 신분인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제주에서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뒤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해당 여성에게 나체 사진·영상을 유출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문제는 A씨의 재판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다는 점이다. 올해 3월 기소된 사건이 합의부 재판부가 아닌 단독 재판부로 잘못 배당된 것이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단기 징역·금고 1년형 이상인 혐의가 적용된 사건은 합의부 재판부에 배당돼야 한다. A씨의 혐의는 징역 1년 이상의 형에 처해지는 죄다.

이로 인해 A씨는 단독 재판부에서 줄곧 재판을 받다가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16일에야 제주지법 제2형사부로 재배당됐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실수로 사건이 잘못 배당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만약 단독 재판부에서 선고가 이뤄졌다면 항소심 재판부가 관할 위반을 이유로 사건을 다시 1심 재판부로 돌려보냈을 것"이라며 "사건이 잘못 배당되더라도 검사나 판사가 곧바로 인지했을 텐데… 이번 사례는 흔치 않은 경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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