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카페리호 선사 父子간 경영권 분쟁

인천-제주 카페리호 선사 父子간 경영권 분쟁
아들, 법원에 주총 소집 청구…부친 "권한 없어"
  • 입력 : 2022. 09.07(수) 14:2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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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제주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

엔진 고장으로 3개월간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여객·화물겸용선) 선사에서 전·현 대표이사 간 경영권 분쟁이 빚어졌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의 선사 하이덱스스토리지의 방현우 전 대표이사는 최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그는 신청서에서 "현 대표는 (선박 엔진제조사 책임에 따른) 엔진 결함으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에서 원인 규명과 사고 재발 시 책임소재 등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단순 손상 부위 교체만 진행하고 손실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재운항만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 엔진 결함으로 무려 7시간 지연 운항이 또 발생해 회사의 대내외적 이미지와 경제적인 손실을 입혔다"고 신청 이유를 밝혔다.

하이덱스스토리지 선사의 2만7천t급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2014년 세월호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한 후속 선박이다.

취항 한 달여 만인 올해 1월 24일 인천에서 출항하기 전 엔진 실린더 손상이 발견돼 운항을 중단했고, 엔진 부품 교체와 성능 재점검 등을 거쳐 3개월만인 5월 4일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오후 제주에서 인천으로 가려던 이 선박은 기관 손상으로 7시간 동안 출항이 지연됐다.

방 전 대표는 "여러 문제가 있어 주총 소집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저는 현재 회사 주식 50%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방 전 대표는 하이덱스스토리지 방인규 현 대표이사의 아들로, 이번 주주총회 소집 신청은 부자(父子) 간 경영권 분쟁이다.

방인규 현 대표는 "선박이 고장이 나면 합법적으로 사회 상규에 따라 고치고 빨리 운항을 하고 안전성을 보장받으면 되는데 (전 대표는 수리) 작업중단을 시키거나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기만 했고 독단적인 행동을 계속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양수산부 안전감독관까지 나와 선박의 안전 검증을 받는 등 안전조치를하면서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며 "(전 대표는) 스스로 자신의 지분을 모두 무상으로증여했고 사임한 것이기 때문에 주주총회 소집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방 대표의 법률대리인은 "전 대표의 주식은 현 대표가 명의 신탁했거나 이사회 결의사항을 어기고 불균등 증자로 취득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며 "전 대표는 본인 주식이 아니라는 사실확인서도 썼고 공증도 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방 전 대표는 "명의신탁을 받은 적이 없고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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