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교육감의 '제주형 자율학교'와 헤어질 결심?

전임 교육감의 '제주형 자율학교'와 헤어질 결심?
제주교육청 다혼디배움학교 재지정 절차 움직임 없자 학부모 등 반발
2015년 이래 공교육 혁신 모델로 55개교 지정… 재지정 대상 24개교
도교육청 "중단 여부 결정된 것 없어"...12월 완료 자율학교 용역은 변수
  • 입력 : 2022. 10.05(수) 17:0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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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교조제주지부 등이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배움학교' 재지정 절차의 조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도교육청이 2학기 들어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배움학교(다혼디학교)에 대한 재지정 움직임이 없자 학부모 등이 반발하고 있다. 김광수 교육감 취임 이후 또 다른 제주형 자율학교인 IB학교에 대한 확대 운영 계획이 없다고 거듭 표명한 데 이어 다혼디학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교육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면 되겠느냐는 목소리까지 들리는 실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제주교사노동조합, 새로운학교제주네트워크, 제주실천교사모임, (사)좋은교사운동제주모임, 참교육제주학부모회,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 종달초등학교학부모회대의원, 애월초등학교학부모회대의원으로 구성된 '다혼디학교 지속을 바라는 제주교육단체'(제주교육단체)는 5일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도교육청은 다혼디학교 운영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학교에 전달하지 않고 있다. 또한 자율학교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다혼디학교 재지정 절차도 어떤 설명이나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임 교육감 시절인 2015년 3월부터 '공교육 혁신 모델학교'로 운영된 다혼디학교는 8년차에서 1년차까지 지금까지 초·중·고 55개교가 지정됐다. 이 중 재지정(종전 2년, 현 4년 주기)을 받아야 하는 학교는 총 24개교다. 도교육청에서는 그동안 9~10월쯤 종합평가를 거쳐 11월 재지정 여부를 결정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종합평가와 관련한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제주교육단체는 "다혼디학교는 지난 8년 동안 교사들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바탕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어내며 미래지향적인 학교교육의 한 모델로 성장해왔다"며 재지정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재지정이 중단될 경우 특례가 적용되는 교원 인사에 대한 예측 불가, 학교 형태 변화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 등 학교 현장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다혼디학교 8년차인 종달초의 윤상욱 운영위원장은 "8년 전 학교 폐교 얘기까지 나왔던 곳인데 다혼디학교로 지정되면서 아이들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커졌고 자연히 학생 수도 증가했다"며 "잘되고 있는 다혼디학교를 소통 없이 없앤다는 것은 읍면지역 다혼디학교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교육감이 바뀌어서 잘 되고 있는 정책도 바꿔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 모든 불이익은 아이들이 져야 한다는 것을 교육청이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다혼디학교의 중단 여부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도교육청이 새로운 자율학교 유형을 개발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9월부터 '제주형자율학교 성과 분석 및 학교 모델 탐색' 용역을 실시 중인 점은 변수다. 용역 결과는 12월쯤 나온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다혼디학교 재지정과 관련된 교원 전보 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여러 갈래로 내부 논의를 하다보니 안내가 늦어진 것"이라며 "교원 전보 등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7일 다혼디배움학교의 교장, 교사들로 구성된 다혼디학교 성장지원단, 도내 교원 단체가 참여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진 뒤 이를 토대로 최대한 빨리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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