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도시계획조례가 지난 9월 26일 개정입법예고된 후 벌써부터 도민사회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개인오수처리시설을 불허하고, 공공하수관을 의무적으로 연결토록 했던 동 조례는 상위법인 하수도법에서는 개인오수처리시설 설치 가능요건이 명시돼 있어 서로 상충된다는 논란과 함께 과도한 이중 규제임이 자명했다.
이에 건설산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통해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강력히 주장했고, 올해 2월 국무총리실에서 불합리한 제도개선사항으로 '하수처리구역외 개인오수처리시설 설치 허용 검토' 등 규제 개혁을 강력히 주문했다.
새로이 입법예고된 개정안은 기존의 잘못된 조례를 바로잡기 위한 내용이어야 하지만 근거가 부족한 용도별 면적 제한 및 쪼개기식 난개발을 부추기는 규제를 담아 도민의 재산권 침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의 개인오수처리시설을 허용하나, 이에 따른 난개발 방지를 이유로 표고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에서는 공동주택과 숙박시설 등을 불허하고, 2층 이하 150㎡ 미만으로만 건축이 가능하도록 제한했으며 용도지역별 건축 제한 기준을 강화했다. 현재는 동지역 하수처리구역 이외에서도 조례가 개정되면 하수처리구역 외에는 건축행위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공공하수관이 바로 옆에 있어도 하수처리구역외 지역이면 개인주택 외에는 개발행위가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수처리구역 밖을 포함하고 있는 제주시 아라·이도·월산동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300m 이상에서도 기존 취락 지구 및 취락지구화돼가고 있는 지역이 많다. 표고 300m는 제주대사거리 남쪽 200m 지점, 축산진흥원, 안세미오름 인근, 유수암리, 고성리 등이 속하는데 이곳 도민들의 재산권 침해 또한 불가피할 것이다. 입법예고(안)의 표고 300m에 대한 기준과 용도 지역별 개인오수처리시설을 허용하는 건축 규모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개정안에도 설명돼 있지 않다.
규제 완화를 표면적으로만 내세우며 실상은 개발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꼼수를 부리는 조삼모사식의 제주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안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강력 촉구한다. 재산권의 제약에 따른 도민들의 손실에 반해 공공의 이익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적다. 공공하수처리장을 제때 확충하지 못한 책임을 도민에게 전가하는 대표적인 사유재산권 침해 정책이자 탁상공론적인 정책이라고 지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절차상에서도 도민에게 어떠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 또한 문제다. 조속한 시일 내에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개최해 도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취합해 모두가 상생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장태범 대한건설협회 제주자치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