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서귀포 선도농업 현장을 가다] (4)서귀포수(秀)농원

[기획/서귀포 선도농업 현장을 가다] (4)서귀포수(秀)농원
"높은 이랑·타이벡·점적관수 관비재배 필수"
  • 입력 : 2022. 11.28(월)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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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수(秀)농원 강경수 대표가 서귀포시 도순동 소재 자신의 감귤원에서 타이벡 재배한 노지감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친환경액비·효소농법 활용… 감귤박람회 '우수상'
농산물우수관리·서귀포in정 입점 등 고품질 인증

"감귤농사를 지은 지 6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아직도 공부할 게 많아요. 고품질 감귤을 만들기 위해 높은 이랑 재배와 타이벡 재배는 필수이고, 여기에 자체 발효시킨 광어액비와 효소농법을 곁들이고 있죠."

최근 서귀포시 도순동 소재 서귀포수(秀)농원에서 만난 강경수(81) 대표의 말이다.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한 전문적 지식과 매일 거르지 않고 밭으로 출·퇴근하는 근면함, 그리고 자신의 농법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강 대표는 자체 연구한 광어액비와 유용미생물(고초균, 바실러스균 등), EM액을 활용한 액비 제조 등을 통해 고품질 감귤생산에 나서고 있다. 과수원 밭 역시 경사도를 이용하고, 타이벡 재배를 통해 물 조절과 햇빛을 풍부하게 받아 맛있는 감귤을 수확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2014년 서귀포국제감귤박람회 우수감귤 경연대회에서 우수상(평균당도 13브릭스 이상, 산도 0.9% 유지)을 수상하는 결과는 냈다. 또한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이라는 결실을 거두고 있다.

강 대표에게 있어 감귤농사는 '천직'이나 다름없다. 그는 1960년대, 대학 졸업 이후 곧바로 농촌지도소에서 농촌지도사를 지내며 감귤농사를 병행했다. 처음에는 4950㎡(1500평) 규모의 과수원을 시작했고, 당시 공무원 연봉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했다. 이어 1981년 9900㎡(3000평) 규모의 과수원을 구매했고 고당도 감귤을 만들기에 나섰다.

강 대표의 고품질 감귤 재배에 대한 열정은 팔순이 넘어도 '현재진행형'이다. 12브릭스 이상의 노지감귤을 만들기 위한 깐깐한 물 관리와 당밀과 EM을 섞어 1년 이상 발효시켜 만드는 액비까지 어디 하나 정성이 깃들지 않은 것이 없다. 여기에 막걸리 효소를 활용하고 점적관수 관비재배를 통해 시비량을 줄이면서도 농작물 생육 효과를 높이는 꾸준한 연구와 노력을 보탰다.

강 대표는 지금도 농사가 어렵다고 한다. "타이벡 재배를 하면서도 행여 토양에 직접적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을까 하고 매일 살피고 있죠. 그리고 감귤 수확이 끝나면 타이벡을 모두 걷어서 밭과 나무에 충분하게 물을 주고 엽면시비(비료 살포)를 해 주고 있어요. 적과작업은 물론 미량이지만 마그네슘, 붕소 등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이런 연구 없이 하늘에만 농사를 기댄다면 맛 좋은 감귤을 생산하기 어려운 게 농업의 현실입니다."

서귀포수농원은 올해 서귀포시 공식 농수축산물 온라인 쇼핑몰 '서귀포in정' 입점을 통해 극조생 감귤을 좋은 가격에 판매했다. 극조생 감귤 특성상 당도 12브릭스 이상을 내는 것은 어려운데, 이를 실현한 서귀포지역의 유일한 농가임을 입증했다.

서귀포의 빼어난 농원의 의미가 담긴 서귀포수농원. 강 대표와 부인 고병옥(77) 노부부의 진심어린 연구와 노력이 매년 농원을 주홍빛으로 가득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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