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연 관장
'보이는 수장고' 건립 추진
학예인력 중심 TF팀 조직
올해도 '제주작가마씀'전
국제특별기획전 등 준비
[한라일보]부침이 많던 제주비엔날레가 지난해 5년 만에 개막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3회'란 순번을 달았지만 사실상 두 번째 열린 비엔날레다. 제2회 행사는 2021년 최종 취소되면서 '개최가 안된 비엔날레'로 남겨졌다.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맥은 잇게 됐지만 별도의 상설 전담 조직이 없는, 인력 부족의 구조적 문제가 한계로 지적되면서 비엔날레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신년설계에서 "제3회 비엔날레는 기존 미술관 학예인력이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얻으며 예술감독을 선임하고 대행사를 선정해 임시 사무국을 차려 치렀다. 모든 인력이 무리하며 일을 해야 치를 수 있는 행사였고, 2년 단위의 대형행사를 치르기에 안정적인 구조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이에 올해 미술관 조직을 정비해 안정적인 비엔날레 조직의 얼개를 짜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관장은 "미술관 내의 학예인력을 중심으로 비엔날레 TF팀을 조직하려 한다"며 "조직위원회의 업무를 자문위원회와 미술관 TF팀이 중심이 되어 제주비엔날레의 운영방식을 고민하고, 새로운 예술감독을 선임하고, 내년에 열릴 제4회 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해두려 한다"고 밝혔다.
미술관 고유의 업무에도 더욱 집중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 원로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 형식의 '제주작가마씀'을 시리즈로 이어가고, 하반기에는 국제특별기획전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미술관에서는 탐라미술인협회와 함께 4·3미술운동 30주년을 기념하는 '4·3특별전'이 열릴 예정이다.
포화가 가까워진 공공수장고 확충은 미술관이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할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공공수장고 확충사업을 위한 설계공모 최종 심사를 통해 당선작이 선정돼 현재 설계용역이 추진 중이다. 공공수장고가 확충(2025년 완공 목표)되면 2000여 점을 더 수장할 수 있다.
특히 미술관은 이번 증축사업을 통해 일부를 개방형인 '보이는 수장고'로 갖춰 수장작품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온라인도립미술관과 공공수장고 실감콘텐츠 운영 안정화에도 나선다.
다음은 신년설계 전문.
지난 한해 제주도립미술관, 산하의 제주현대미술관과 공공수장고, 그리고 직접 주관한 국제행사인 제 3회 제주비엔날레에 보여주신 관심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여러분의 도움 덕분에 도립미술관은 그간 부침이 많던 제주비엔날레를 안정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국제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엔데믹을 상징하는 것 같다. 부쩍 늘어난 관람객들을 보는 일이 즐겁다. 비엔날레뿐 아니라 나아진 코로나 상황 덕에 다양한 기획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일상을 회복한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비대면으로만 진행되면 교육프로그램을 대면으로 할 수 있었던 일도 의미있었다.
2023년 계묘년 새해에도 미술관은 분주하다. 첫째로 가장 중점을 두어 진행할 사업은 공공수장고 증축이다. 2019년 6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개관한 문화예술 공공수장고는 도내에 공공기관과 박물관, 미술관의 미술품을 이관받아 관리한다. 개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당초 계획보다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장율이 증가했다. 공공수장고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점을 반증하면서 공공수장고 증축안은 빠른 시간에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 12월 공공수장고 확충사업을 위해 설계공모 최종심사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했고, 현재는 설계용역 추진중이다. 확충 계획은 총사업비는 70억원이고, 소장품 수장량은 2,000여점이다. 단순 창고형식의 기존 수장고의 단점을 보완하고, 관객들이 수장고 안의 작품을 관람 가능하도록 하는 개방형 수장고를 갖추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기존 공공수장고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보존처리실을 제대로 갖추는 안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설계용역은 올해 7월 마무리되고, 2025년 완공 목표로 추진중이다.
둘째는 비엔날레 조직 정비다. 제 3회 비엔날레는 기존 미술관 학예인력이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얻으며 예술감독을 선임하고 대행사를 선정해 임시 사무국을 차려 치렀다. 모든 인력이 무리하며 일을 해야 치를 수 있는 행사였고, 2년 단위의 대형행사를 치르기에 안정적인 구조는 아니다. 가진 여건 안에서 최선의 선택들을 하며 수많은 인원이 힘을 합쳐 평가가 좋은 행사를 치러내긴 했으나, 이제는 조직 안정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술관 고유업무를 하는 인력이 비엔날레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무리이긴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에 미술관 내의 학예인력을 중심으로 비엔날레 TF팀을 조직하려 한다. 조직위원회의 업무를 자문위원회와 미술관 TF팀이 중심이 되어 제주비엔날레의 운영방식을 고민하고, 새로운 예술감독을 선임하고, 내년에 열릴 제 4회 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해두려 한다.
셋째는 미술관 고유의 업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약속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주작가마씀>이 시리즈로 이어진다. 제주 원로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 형식으로, 서양화, 동양화, 도예, 조각이라는 장르별로 나눠본다. 비엔날레 전시가 끝나는대로, 도립미술관에서는 제주 원로작가 두 명의 전시를 이어하고, 현대미술관에서는 <4.3특별전>을 개최한다. 4.3미술운동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탐라미술인협회와 함께 공동기획형식으로 진행된다. <먹빛의 여정>이라는 기획전과 하반기의 국제특별기획전도 차분하게 연구하며 준비중이다.
넷째로 온라인도립미술관과 공공수장고 실감컨텐츠 운영을 안정화시키려 한다. 온라인 상에 하나의 미술관을 또 짓는다는 의지로 만들어진 온라인도립미술관은 시민참여 전시나 온라인 전용 기획전시를 별도로 개최하면서 새로운 관객들을 발굴하고 있다. 코로나상황에 대응하며 만들어진 대안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정말 가상에 지어진 또 하나의 미술관이라는 생각으로 가상공간의 전시도 활성화시키는 데 노력하려 한다. 이미 많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공수장고에 지은 실감컨텐츠 전시도 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보여준다는 본래의 취지에 적합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도립미술관의 새해 첫 전시는 지난 1월 9일 개막한 한국수출입은행과의 교류전이었다. 장리석의 <바다의 역군> 기증을 인연으로 교류전의 논의가 시작됐다. 서울 여의도에 수출입은행 건물 외벽에 <글라제주>라는 현수막이 걸리고, 금고미술관엔 도립미술관의 소장품 중 제주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놓였다. 제주도 안과 밖을 넘나들며 도립미술관은 더욱더 알찬 프로그램과 전시로 관객들을 찾아가겠다.
새해에도 미술관과 함께, 아름다운 예술과 함께, 건강하고 활기찬 한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제주 #비엔날레 #보이는 수장고 #한라일보
○…다시 새해 새날이 밝았다. 일상회복과 함께 활기 띨 제주 문화예술인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신년 설계를 바탕으로 곳곳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문화계의 목소리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