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너무 춥다. 밖을 잠깐 걸어도 추운 날씨인데 이호동주민센터는 골목길 안쪽에 있어 걸어오시는 민원인들에게는 꽤나 힘들 것이다. 한 어르신이 추워하시면서 내 앞에 앉아 계셨다. 지금 생각하면 따뜻한 물 한잔 가져다드릴 수 있었는데 어르신께서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리기만 했다. 단지 나는 어르신에게 필요한 서류를 빨리 발급해 드리고 어르신을 보내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던 것이었다.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야 그랬어야 했는데 하면서 생각을 한다.
이호동에서는 여러 친절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는데 그중에 기억나는 메시지가 있다. "친절은 하루아침에 갖게 되는 품성이 아니다. 몸에 배야 한다. 자연스럽게 내 것이 되고 몸에 배려면 의식적으로라도 자꾸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친절한 사람이 돼 있다" 조연경 작가님께서 쓴 칼럼 중 한 부분이었다.
이 메시지를 보고 무엇이든 의식적으로 행동을 실천해야 몸에 배어서 내 것이 되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금 이 기고를 쓰는 도중에도 머리로만 생각해서 깨닫고 있기 때문에 당장 지금부터 민원인들에게 친절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한걸음 발전한 나를 기대하며 다른 직원들처럼 민원인에게 친절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고주호 제주시 이호동주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