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로 덮인 사진으로 기록한 4·3의 기억

재로 덮인 사진으로 기록한 4·3의 기억
박상용 개인전 '기억의 기술'..이달 28일까지 '문화공간 양'
  • 입력 : 2023. 02.14(화) 17:35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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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작 '기억의 기술'

[한라일보] 불을 피워 연기를 올린 행위는 박상용 작가가 4·3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제의(祭儀)다. 그 제의 뒤에 남은 재는 작가가 4·3의 기억을 기록하는 작품의 재료가 된다.

4·3을 추모하고 4·3의 기억을 사진으로 기록한 박상용 작가의 개인전 '기억의 기술'이 문화공간 양(제주시 거로남6길 13)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엔 풍경 사진 외에 불을 피워 연기가 나거나, 모두 타고 재만 남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

잊힌 장소를 사진에 담기 위해 작가는 비은염 사진 기법인 검 프린트 기법을 사용했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물감 대신 재를 사용했다. 사진을 찍고, 재를 가루로 만들고, 감광액을 발라 빛을 쐬고, 물로 씻어 내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서야 겨우 하나의 사진 이미지를 얻는 그 "수행적인 과정"을 작가는 묵묵히 해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4·3과 관련된 장소를 중심으로 거로마을, 부록마을, 지금은 잃어버린 마을이 된 큰터왓마을을 여러 차례 답사하며 작업했다.

장소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지만, 작가의 작품은 다시 그 곳의 기억을 되살리며 장소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작가만의 독창적인 표현의 사진 속에서 4·3을 만날 수 있는 이 전시는 이달 28일까지 이어진다.

박상용 작 '기억의 기술2'

박상용 작 '기억의 기술3'

박상용 작 '기억의 기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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