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이 추억의 노래는 제주 섬이 낳은 가수 백난아가 부른 노래다.
나는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가 좋아서 서귀포시로 이주한 지 10여 년이다. 우리 부부는 지난주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에 있는 '백난아 기념관'을 찾았다. 명월초등학교 옆에 작은 쪽방을 만들어 사진 몇 장만 달랑 붙여 놓은 게 전부였다.
가난한 시골 동네 사랑방만도 못하고 그냥 방치된 지저분한 상태로 전국에서 구경차 모여드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
요즘 전통 가요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그 옛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찔레꽃' 외에 '낭랑18세', '금박댕기', '향망향초사랑', '북청 물장수', '아리랑 낭랑', '직녀성', '황하다방' 등 많은 가요를 불러 우리 국민들의 가슴속에 아름다운 추억의 모습으로 떠오른다.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 대정 제주추사관에 버금가는 백난아 기념관을 다시 조성하자고 지자체 관계 당국에 제안한다. 독지가를 찾든지, 성금을 모으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정치적인 관계 행정으로만 움직이지 말고 우리 도민들의 높은 품격으로 제주도가 낳은 우리의 가수 '백난아 기념관'이 재탄생되기를 바란다.<장문석 서귀포시 상효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