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10)제주지놈프로젝트 <하>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10)제주지놈프로젝트 <하>
유전자 분석 통한 맞춤형 예방·치료로 삶의 질 향상
  • 입력 : 2023. 03.30(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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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리나 졸리 유방절제 유전자 분석·적용 대표 사례 꼽혀
정밀의학 활용 개인 특성 따른 건강관리 제주 넘어 글로벌화
제주지놈프로젝트 참여 도민에 유전자 분석 자료 무상 제공




제주도민 1만명 등 총 5만명의 유전자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정밀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진행 중인 제주지놈프로젝트(Jeju Precision Medicine Initiative)는 유전자 정보, 임상 정보, 생활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융합해 헬스케어 빅테이터 구축을 목표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건강검진과 개인 유전자 분석 자료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이번주 건강다이어리는 제주지놈프로젝트 <하> 유전자 분석과 활용의 중요성과 미래 정밀의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미국배우 앤젤리나 졸리 유방 절제술 가장 대표적인 유전자 분석 사례=유전자는 생명의 기본적인 물질로 모든 질환의 시작은 유전자로부터 출발한다. 유전자를 연구함으로써 특정 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알아낼 수 있고 그에 따른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유전자 분석은 인간의 유전체를 조사해 그 안에 담긴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지놈프로젝트 참여 도민에게 제공되는 개인 유전자 분석 자료 .

먼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 진단이 가능해 진다. 유전자 변이와 질병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고 해당 유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예방 및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의 유전체에 따라 약물 반응성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를 개발할 수도 있고 유전자 분석은 유전자 조작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된다.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면 질병의 유전적 원인을 제거하거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어 미래에는 더욱 중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유전자 정보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질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유전자 변이가 직접적으로 질병을 발생시키는 유전성 질환에는 난청, 난시, 유전성 신장질환, 낭성 섬유증 등이 있으며 대사성 질환에는 페닐케톤뇨증, 당뇨병, 지질대사증, 말라리아 등이 있다.

면역 질환은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루푸스, 림프종,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대표적이며 조울증, 불안장애,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일부 정신질환 역시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암 역시 유전자 변이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유전자 정보를 통해 암의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조기 진단 및 예방에 나설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이자 영화감독 앤젤리나 졸리의 사례가 가장 대표적이다.

앤젤리나 졸리는 지난 2013년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어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유전적 요인 중 하나인 BRCA1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앤젤리나 졸리는 약 87%가량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앤젤리나 졸리는 출산 이후 선택을 통해 예방적으로 2013년 양측 유방 절제술과 2015년 난소절제술을 각각 받았다. 이를 통해 앤젤리나 졸리는 유방암 발생 확률은 5%까지 낮췄으며 의학계에서는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의 거의 없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바이츠바이오코아 대표이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변석수 대표는 "제주지놈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하고자 하는 것 중에 질병 발생 예측 다중유전위험지수(polygenic risk score, PRS)라는 것이 있다"며 "특정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환 발병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에스토니아에서는 유방암에 대한 유전 위험도가 상위 5%에 속하는 고위험군 여성의 경우 하위 그룹에 속하는 여성보다 발병위험도가 4배 이상 높음을 확인하고 고위험군에서는 가족력과 무관하게 조기 유방촬영을 받게 해서 3배 이상 조기 진단율을 높였다"며 "질병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이와 같이 고위험군에서 조기 발견을 통한 완치는 건강한 삶을 오래 지속시킨다는 것 이외에도 개인과 국가의 의료비 부담이 완화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시작된 정밀의학…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목표=앞으로의 의료환경은 정밀의학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밀의학은 개인의 유전자 정보와 생체 정보 등을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분야로 이를 통해 환자는 지금과는 다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변석수 인바이츠바이오코아 대표·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이상국기자.

예를 들어 현재 암 치료에서는 암 종류와 병기 등을 고려해 일반적인 치료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미래 정밀의학에서는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개인의 암세포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일반적인 치료법의 한계에서 벗어나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면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변석수 대표는 "현재도 BRCA1이나 BRCA2의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는 해당 유전자 변이에 효과적인 약제의 사용이 가능해 정밀의학은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고, 미래에 적용이 더욱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정밀의학은 개인의 생체 정보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예방적 치료와 건강 관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유전자 정보와 생체 정보 분석을 통해 개인의 건강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는 건강 관리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제주지놈프로젝트를 통해 제주인과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초개인화된 맞춤형 건강관리법을 만드는 주된 취지이다.



▶제주지놈프로젝트 통해 제주 특성 질환 연구 지원도=제주지놈프로젝트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36개의 만성질환에 대한 다중유전위험지수를 개발해 초개인화된 건강 관리 프로그램 구축을 목표로 했으며 또 다른 목표는 신약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프로젝트로 병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연구 차원이 아닌 실제 일반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고 글로벌하게 경쟁력 있는 신약개발 플랫폼의 기반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변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규제가 아주 강한 대표적인 산업 분야로 제주는 특별자치도로 규제를 완화해 제주지놈프로젝트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제주도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바이오헬스케어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주지놈프로젝트는 제주도가 1차적 기반이기 때문에 제주대병원 연구진과 함께 제주에서 상대적으로 발견이 많이 되는 희귀 질환이나 질병에 대한 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연구의 성과가 가장 먼저 제주도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으로 제주도민들이 제주지놈프로젝트에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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