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자원봉사라는 개념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디지털 기반 자원봉사의 확장이라는 화두와 함께 등장한 듯하지만 실제로 이론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5년 이전이라고 한다. 그 개념을 보면 10초에서 30분 이내의 봉사 시간, 가치 있는 일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되 도움이 되고자 하는 욕구에 맞게 쉽고 빠른 봉사활동, 편리하고 온라인의 불특정 다수로부터 얻은 네트워크를 통해 관리되는 봉사활동이라는 특징들을 내포하고 있다.
행정 입장에서는 아주 난감하다. 우리 1365자원봉사포털은 1시간 단위로 봉사실적을 인정하고 관리하는데 30분 이내 봉사 시간이라니. 게다가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온라인을 통해 관리되는 활동이니 조직의 권력은 분산되고 결속력은 약하지만 가벼운 정도의 공동체적 연대는 지속된다. 이런 변화에 맞춰 2021년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서는 '비대면 자원봉사활동 운영가이드'를 만들고 기존의 시간인증 대신 활동 인증이라는 개념으로 새로운 디지털 자원봉사를 인정해 주고 있지만 보상을 해주거나 시간 실적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 통계를 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행정이나 제도가 사회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일이다. 이제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이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차례이다.<김희범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