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술대전] 세 번 도전 끝에 대상 제주 김산 작가

[제주미술대전] 세 번 도전 끝에 대상 제주 김산 작가
제주미협 주최 올해 공모전에 평면 55점·입체 6점 응모
대상작 '본향(本鄕)'... 우수상 2점, 선정작가상 12점
오는 13일까지 문예회관 제2전시실서 입상작 전시
  • 입력 : 2023. 07.09(일) 07:45  수정 : 2023. 07. 11(화) 14:37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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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 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 제49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대상 수상자 기자간담회 후 수상작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산 작가. 오은지기자

[한라일보] 2023년도 제49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에서 제주 출신 김산(34) 작가의 작품 '본향(本鄕)'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미술협회제주도지회(지회장 송재경, 이하 제주미협)가 주최한 이번 공모전에는 지난 6월 진행된 접수 결과 전국에서 평면 55점과 입체 6점 등 총 61점(도내 36점, 도외 25점)이 응모했다.

올해 응모작 심사는 6월 25일 1차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15명의 선정 작가를 가려내고, 이들의 출품작을 8일 전시장에서 최종 심사를 거쳐 순위를 정했다.

그 결과 대상은 김산 작가에게 돌아갔으며, 우수작가상엔 박길주·양화선 작가가 뽑혔다. 12명의 선정작가상 수상자는 고종규, 김가현, 김정혜, 조보경, 안성환, 안유민, 안중갑, 이시원, 조성혁, 김희라, 신민정, 나광호 작가다.

김산 작가는 8일 시상식에 앞서 제주 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 대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기쁘고 영광"이라며 대상 수상 소감을 전했다.

대상 수상작인 '본향'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초현실주의적인 풍경이다. 그의 대표 시리즈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김산 작가는 제주 신화(전설)에 등장하는 백록(白鹿)을 소재로 해 이상향적인 숲의 신비로움을 표현했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경험한 풍경에 대한 기억과 실제 현장에서의 드로잉을 거쳐 재조합한 후 실제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초현실주의적인 풍경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아크릴로 초벌 작업 후 오일색연필로 제주의 바람에 빠르게 움직이는 곶자왈의 풀과 덩굴들을 드로잉 한 뒤 마지막으로 유화작업을 통해 완성하는데 약 한 달이 걸렸다고 했다.

김산 작가

김 작가의 제주도미술대전 도전은 이번에 세 번째다. 지난 2019년과 2021년 응모해 모두 선정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 작가는 대상을 수상하지 못한 부족한 점이 뭘까 나름 분석하고 고민하며 더 채우고, 더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했다고 했다.

그 와중에 서울과 제주 등에서 꾸준히 개인전(초대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201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8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진행했으며, 60여회가 넘는 단체전을 비롯 다수의 기획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한 그다. 현재는 제주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부단한 노력으로 결국 대상을 거머쥔 김 작가는 "계속 나를 알릴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술대전 등 공모전에 떨어지면 다시 준비하고, 작품을 노출시키는 일이 중요함도 강조했다.

작가는 올해도 여전히 바쁠 예정이다. 상반기 다수의 단체전과 아트페어 참여에 이어 국내외 아트페어를 비롯 8~9월쯤 뉴욕전시와 제주에서의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제주미협 지회장을 맡고 처음 미술대전을 진행한 송재경 지회장은 "작품의 질이 좋아지고 있음은 확실한 것 같다"면서 "향후 우수작가, 선정작가 등 수상작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술대전 대상자에겐 상금 1000만원(작품 매입비 포함)이 주어지며 다음해 개인전 개최가 지원된다. 지난해부터 서울의 제주갤러리에서 개인전 개최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데 향후엔 우수, 선정작가들에게까지 확대될 지 주목된다.

우수작가상 수상자에겐 상금 300만원, 선정작가상 수상자에겐 상금 100만원이 각각 전달됐다.

한편 올해 미술대전은 새롭고 창의적인 기법을 응용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지만 입체분야 출품수가 적은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강시권 미술대전 1차 심사위원장은 "기법, 재료, 표현방법 등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다"며 "이는 변화되고 있는 제주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고 평했다. 다만 "평면분야에 비해 입체분야 출품수가 다소 적은 게 아쉬웠다"고 했다.

문창배 미술대전 2차 심사위원장은 심사총평에서 "젊은 작가들이 새로운 기법을 응용한 작품들이 다수 출품됐다는 점은 창작에 대한 열정과 창작의 목마름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예년에 비해 한 장르에 많은 수의 작품이 치우쳤다는 점, 작품 크기가 다소 작아졌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어 대상 수상작과 관련 "젊은 작가로써 갖춰야할 진실성과 노력, 작품에 대한 열정,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높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올해 미술대전 수상작은 오는 13일까지 제주 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제1전시실에선 서예문인화대전 수상작 전시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미술대전과 서예문인화대전은 제주도 조형 예술의 경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모전이다. 2016년부터 제주미협 주최주관으로 이관됐으며, 2018년부터 제주도미술대전과 서예문인화대전으로 분리 개최되고 있다.

대상 수상작 김산 작가의 '본향(本鄕)'. 김산 작가는 곶자왈 풍경에 백록을 등장시킨다. 자연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과 사라져가는 자연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수상작품 속 보일듯 말듯 잘 드러내지 않고 숨어있듯 백록을 표현한 것은 좀 더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초현실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한 작가의 의중이 반영됐다.

우수상 수상작 박길주 작가의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들'

우수상 수상작 양화선 작가의 'Growing Allo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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