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준 입춘굿… "원형에 현대 의미 확장"

변화 준 입춘굿… "원형에 현대 의미 확장"
2026 탐라국 입춘굿 폐막..어제 사흘간 일정 막 내려
1만여 명 찾아 안녕 기원..청년농부 호장·제의 집약
성안기행 서귀포로 넓혀.."축제 집중도·의미 강화"
  • 입력 : 2026. 02.05(목)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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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펼쳐진 2026 탐라국 입춘굿 모습.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올 한 해 나쁜 기운은 물리치고 따뜻한 봄의 기운을 가득 담아갔기를 바랍니다."

입춘(入春)인 4일 제주시 관덕정 광장. 제주의 봄을 깨우는 마지막 굿마당이 이어졌다. '날 베롱 땅 움짝, 봄이 들썩'을 주제로 제주민예총이 주최·주관하는 제주 대표 전통문화축제인 '2026 병오년 탐라국 입춘굿'의 마지막 행사인 '입춘굿'의 본굿이 펼쳐졌다.

입춘굿의 본굿은 제주의 1만8000 신들을 굿판으로 불러 모으는 의식인 초감제로 시작됐다. 이어 농경의 신 자청비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자청비놀이'와 제주사람들의 삶과 해학이 담긴 전통놀이인 '말놀이·세경놀이'가 차례로 진행됐다. 전국 유일 입춘굿과 함께 행하는 신명나는 제주 고유 가면극 '입춘굿 탈놀이'와 함께 춤추고 음식을 나누며 공동체의 화합을 다지는 대동놀이인 '입춘대동(立春大同)'을 이어갔다.

이를 끝으로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올해 탐라국 입춘굿은 봄의 시작을 알리며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에는 도민과 관광객 1만여 명이 찾아 한 해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다.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진행된 '입춘 휘호' 퍼포먼스. 제주도 제공

ㅣ망경루서 관덕정 광장으로

올해 탐라국 입춘굿은 전통의 원형을 지키면서 현대적 의미를 확장하기 위해 여러 변화를 줬다.

우선 호장 선정의 변화다. 그동안 호장은 단체장 또는 지역의 명망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해왔으나 올해에는 '2025 새로운 청년농업인 상' 수상자인 청년농부 강성욱 씨를 선정했다. 제주민예총은 이에 대해 "제주의 농업뿐 아니라 전통문화·농경문화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하고 세대 간 문화전승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강화하고자 했다"고 했다.

입춘굿의 상징물인 '낭쉐'에도 전통적으로 생명력과 풍농을 상징하는 용비늘 문양을 추가해 농경제의 의미를 강화하고자 했다. 그간 축제 마지막 날에 펼쳐졌던 모의 농경의례를 재현하는 입춘굿의 오랜 전통 '낭쉐몰이' 일정을 첫날로 옮겨 풍농을 기원하는 유교식 제례 '세경제', 항아리를 깨뜨려 액운을 보내고 콩을 뿌려 풍요를 기원하는 '사리살성' 등 주요 프로그램을 집약시켰다. 공간도 기존 제주목 관아 망경루에서 관덕정 광장 일원으로 집중 배치해 의례, 공연, 체험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제주목 관아에 내걸린 소원지. 박소정기자



ㅣ"공동체가 연 제주의 봄"

축제 둘째 날 운영된 입춘 성안기행도 기존 제주시 원도심 중심에서 서귀포시 원도심 일대로 넓혔다. 이현정 민속학자의 진행으로 제주 원도심 성안을 답사했고, 한진오 신화연구자와 함께 서귀본향당과 서귀진성 등 서귀포 지역을 돌아보며 제주의 역사를 되짚었다. 성안기행에는 도민 100여 명이 함께했다.

또 입춘굿 주제인 '날 베롱 땅 움짝, 봄이 들썩'을 큰 붓으로 쓰는 '입춘휘호' 퍼포먼스와 무가를 펑크·레게 등으로 재해석한 인디밴드 '추다혜차지스'의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도 이어졌다. 이밖에도 원도심 소상공인 매장을 이용하면 입춘굿 기념 굿즈를 증정하는 지역 상권 연계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김남훈 연출자는 "이번 축제는 전통의 본질을 존중하는 동시에 오늘의 관객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고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전통과 현재, 공동체와 개인이 만나는 지점을 축제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제주 축제가 나아갈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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