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오늘 아침 밥상에 올라온 식재료 중 절반 이상은 국산이 아니라 수입산입니다."
필자가 농협 신규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협동조합 이해 및 정체성 강의 내용 중 일부다. 나름 농업에 대해 이해가 많을 법도 하지만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5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곤 한다.
그렇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1980년대 70% 후반 수준이었던 것이 1990년대 60%를 거쳐 2010년대 40% 중후반대로 떨어졌다. 그 결과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4.4%, 곡물자급률은 20.2%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충청 이남 지역에 집중된 기록적인 폭우가 이를 잘 말해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발생한 농작물 침수, 낙과, 유실, 매몰 등 피해 면적은 총 2만7094㏊에 달한다. 축구장 3만8000개 면적과 맞먹는다고 한다. 문제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고 태풍 등 후속 피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안한 우리나라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농업 농촌에 관심을 갖고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올여름, 식량안보에 대한 경각심과 우리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총성 없는 식량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