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토론회] (4)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필요한가?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토론회] (4)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필요한가?
"특별도 엔진 개선의 문제… 시장 직선제, 또다른 논쟁 유발"
  • 입력 : 2023. 08.16(수) 00:00  수정 : 2023. 08. 16(수) 16:17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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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와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 제주와미래연구원은 공동기획으로 지난 10일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필요한가?'를 주제로 정책토론을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 송종훈 제주한라대학교 겸임교수.

"제주 미래 위한 결단… 오 도정 전반기에 풀고 가야"
"엔진마다 나름의 역할… 신중하게 제대로 선택해야"
"자치단체장 선출 등 부분 관련해선 연구용역 아쉬움"

[한라일보]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을 위한 공론화 추진 연구용역이 추진 중인 가운데, 행정체제 개편의 방향성과 개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라일보와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 제주와미래연구원은 공동기획으로 지난 10일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필요한가?'를 주제로 정책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은 송종훈 제주한라대학교 겸임교수(전 JIBS 기자)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과 양덕순 제주연구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패널들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송종훈 제주한라대학교 겸임교수

▶송종훈=이전에도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지만, 왜 오영훈 도정에 들어서 활발해지는지. 지금까지 이런 논의가 왜 일었는지.

▶송재호=국제자유도시라는 목표성을 가진 제주라는 배에 추진 엔진으로 특별자치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를 논의해온 것이다. 오영훈 도지사 시기에 와서 비로소 17년 만에 이 부분에 대한 결론, 제주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 본다. 오 도정 전반기에 이 부분에 대해 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덕순=국제자유도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엔진에 비유하면, 지금까지는 작은 엔진 4개와 큰 엔진 1개가 있었는데, 작은 엔진을 없애고 큰 엔진을 더 크게 하면 더 쾌속적으로 운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했던 것이 그 2개의 엔진에도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었다는 거다. 그 역할 문제가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너무 생활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제왕적 도지사는 생활 자치보다는 제주라고 하는 전체 지역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이냐 하는 거대 담론을 만들어 내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삶에 필요한 여러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고, 자치단체에 접근하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송종훈=현재의 행정체제에 어떤 문제들이 있다고 보는지.

▶송재호= 쓰레기 수거, 청소 등 민원에 대한 문제, 직선 시장을 선출하고 싶은 (도민들의) 욕구가 있다. 저의 지역구가 제주시 한경면에서 노형동까지이다. 이런 도농 통합 도시가 우리나라에 어디 있나. 여기(제주시)는 인구 47만 명, 서귀포시는 18만 명. 여기를 크게 두면 저쪽 시민들의 행정 서비스는 확실히 낮아질 것 아닌가. 좀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상식적으로 할 수 있다. 또 한 번 하면 몇십 년 가져가야 하니, 제대로 골라보자 해서 (행정체제 개편을) 진행하는 것이다.

▶양덕순=행정시장에게는 돈도 없고 조직도 없고 기구도 없다. 도지사가 준 것을 가지고 처리하는 것이다. 시장은 도지사에 대한 충성을 다하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금 좀 더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 그 사람들을 진심으로 다가서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충성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논리다.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

▶송재호=일반적으로 우리가 기초 시군을 부활하겠다고 하면, 시장·군수가 있고 시군의회가 있는 기초의회가 있는 이런 자치단체를 생각한다. 그런데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정부부처랑 우리가 계속 의논하고 있는 것은, 이런 행정체제 말고 또 다른 행정체제도 가능한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시장·군수는 외국인을 우리가 영입해 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들거나, 시군의회 의장이 시장·군수도 겸할 수 있는 의원 내각제 형태의 이런 기초단체도 생각해볼 수 있다.

▶양덕순=조금 보태면, 현재 연구용역에서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사실 헌법에 따라 자치단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의회를 둬야 하지만, 자치단체장은 다양한 형태로 접근할 수 있다.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의원 중에 선출할 수도 있고 아니면 도내에 또는 국내 유명한 경영가를 도입할 수 있는 이런 방안들에 대한 논의가 좀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에 제주도가 추진 중인 용역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서 아쉽다.

▶송종훈=선호하는 행정체제 모형이 있는지.

▶송재호= 그렇게 물으면 딱 대답은 못하겠는데 이건 대답할 수 있다. 우리가 뽑은 시장·군수는 있어야 된다. 시장·군수를 견제하는 의회 기능은 존재해야 된다. 시장·군수 그냥 독단적으로 뽑아놓고 네 맘대로 하라고 할 수는 없다. 누군가 견제해야 될 것인가. 이미 민선인 주인이 뽑은 시장·군수를.

▶송종훈= 예전처럼 기초자치단체 부활인가.

▶송재호=기초자치단체 부활은 부활인데, 그 의회의 기능을 어떻게 할 부분에 대해선 현행법상으로는 안 되는데. 현행법상으로는 당연히 시군구의 기초의원을 뽑아야 한다. 그러나 그게 혹시 도의회가 상임위를 구성해서 그런 부분을 견제하는 것은 대안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고 본다.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양덕순=저는 기존의 지역 주민들이 직접 뽑는 형태보다는 우리가 용어로 이야기하면 '기관통합형'이라고 해서 정부 형태 의원내각제 형태(를 제안해 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너무 생소하고 너무 파격적인 접근인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기초 자치단체를 만들고 나서 각 자치단체에 그 권한을 주자. 그 지역 주민들이 만약에 의원내각제 형태의 기관통합형으로 필요하다고 느끼면 그들이 스스로 그러한 이채로운 형태의 자치단체 모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생각한다). 기존 우리나라 지방자치법에 규정되고 있는 광역과 기초자치 단체의 업무 배분이 아니라, 제주 여건에 맞는 사무배분을 통해서 제주형 기초단체를 만들어보자 라고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송종훈=제주도가 추진하는 행정체제 개편 도입 근거가 담긴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린 이유는.

▶송재호=행안부와 국회가 생각하는 것은 기존과는 다른 모델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인데, 지금 법안은 그냥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질문이 기본적으로 있는 거다. 또 현재 법사위에서 제동을 걸었는데, 행안위라고 하는 주무 위원회가 이걸 여야가 다 합해서 위원회 전체를 통과시키면 법사위는 내용을 건드리면 안된다. 법사위는 우리나라 법률체계에 맞느냐(를 판단한다). 그런데 법안소위가 제기한 가장 중대한 문제는 그런 내용이 아니고, 주민투표라고 하는 것은 행안부 장관만이 대통령을 대신해서 시행하도록 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법에 명시가 됐는데, 왜 제주도만 제주도지사가 해달라고 요구하게 해놨냐는 얘기다. 대한민국 주민투표법을 무용지물화 시키는 법이라는 것이다. 우리(제주)의 논리는, 그러기 위해서 특별자치법을 만든 것 아니냐는 거다. 그 법을 좀 넘어선 걸 해보려는 것이고, 그게 지금 충돌하는 과정이지만 충분히 설득되리라고 본다. 다만 정말 원래대로의 모형말고 조금 더 발전된 모형이 뭐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좀 더 차제에 해봤으면 좋겠다.

▶송종훈=시장 직선제로 돌렸을 경우 그 시장은 당적을 가져야 된다고 보는지.

▶양덕순=시장 직선제를 하면 특별자치도라고 하는 체제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시장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직선 시장은 자기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자기 돈도 없고 자기 조직도 없고 자기 인사권도 없다. 도지사가 주는 걸 가지고 해결하는 사람이고 정치적 힘만 가지고 있다. 그다음에 행정시장을 직선으로 뽑았을 때 그 사람에게 만약에 도지사가 어떤 권한을 줄 것이냐. 어떤 돈을 줄 것이냐, 어떤 조직을 줄 것이냐. 또다시 법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논쟁의 시작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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