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싱그럽게 펼쳐지는 자연을 닮은 이야기

[이책] 싱그럽게 펼쳐지는 자연을 닮은 이야기
이지영의 『숲스러운 사이』
  • 입력 : 2023. 09.01(금) 00:00  수정 : 2023. 09. 03(일) 20:19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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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12년째 숲 해설을 하고 있는 이지영 씨는 "매일 다양한 지역에서 온,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지난 십수 년 동안 '환상숲'이라는 공간에서 만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 '숲스러운 사이'(가디언 펴냄)에 담았다.

2011년 뇌경색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잠깐 제주로 내려온 저자는 그 이후 지금까지 쭉 제주에 살고 있다. 그 사이 여러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같은 공간을 그렇게 오랫동안 해설하다 보면 지겨울 것 같지만 그녀에게 숲은 하루하루, 또 해마다 새롭다. 숲이 주는 놀라움만큼이나 숲을 찾는 이들이 주는 감동과 그로부터 얻는 배움이 크다고 말한다.

출판사는 "촉촉하게 내린 봄비에 유채꽃의 노랑색이 햇살과 부딪히며 내는 '쨍' 소리, "네 나이면 시집을 한 번 더 갔겠다"며 70대 노인의 나약함을 일으키는 96세 할머니의 호탕한 목소리, 여덟 살 아이의 작고 오동통한 손에서 전해지는 몽글몽글함 등. 정말이지 이 책 안에는 맑고 깨끗하고 자연을 닮은 이야기들이 싱그럽게 펼쳐진다"고 소개한다.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란 부제가 달린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함께 숲을 걸은 숲에서 만난 사람들, 숲 사이로 걷다 숲을 통해 알게 된 생각들, 숲에서 사는 동안 함께했던 이들과 그동안의 이야기 등을 엮었다. 더불어 새파란 색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소엽맥문동, 짙은 향기를 풍기는 탱자 등 그녀가 만난 계절별 숲의 생명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귤밭 대신 산 돌밭 '가족의 숲', 뇌경색을 이겨낸 '아버지의 숲', 인연을 만난 '딸의 숲', 아이들에게 빌린 '모두의 숲'으로 '환상숲'을 소개한다.

"환상숲은 억척스럽게 자라온 다양한 생명들의 숲입니다. 그리고 방문해주신 분들이 함께 만든 숲입니다.… 버려졌던 돌땅이 환상숲이 되기까지의 과정에는 당신의 이야기 또한 담겨있습니다.…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아름다운 광경,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들은 우리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더군요. 온전한 형태로 본래의 주인들에게 돌아가길 바랍니다."(프롤로그 중).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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