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에 관광객이 줄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수는 863만 6,459명으로 지난해(2022년) 940만 8,203명보다 무려 77만명(8.2%) 감소했다고 한다. 여름철 성수기인 7~8월 내국인 제주 방문객은 213만 3,867명으로 지난해 253만 997명보다 16%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제주는 국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대안 여행지로 선택되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위험 상황에서 해제되면서 국내 여행객들은 보란 듯이 다시 일본, 대만, 베트남 등으로 날아가고 있다. 그럼 왜 이들은 제주를 선택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선택했을까? 2022년 제주관광공사의 '2022년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행경비에 대한 만족도가 3.16점으로 가장 낮았고, 특히 물가가 비싸다'는 의견이 53.4%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최근 3년간 제주도 재방문비율이 74.8%로 과거(2021년 82.1%)보다 낮아지고 있어 이에대한 원인 규명과 대책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가격은 소비자 입장에서 혜택과 바꾸는 기준이 된다. 그리고 혜택은 크게 '이성적 가치과 심리적 가치'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상품의 원가치인 이성적 가치는 단순히 기능적인 부분들이고 상품의 부가가치인 심리적 가치는 구매하는 소비자들 개개인 추구하는 나름의 만족감을 말한다. 한정판, 유명제품 등 희소성에 대한 만족감, 신뢰감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단순히 가격에 비해 가치가 낮으면 불매, 가격과 가치가 같으면 구매, 가격보다 가치가 높으면 재구매로 이어진다. 이러한 단순 원리로 제주에 대한 상품성을 고민해보면 어느 정도 제주 방문객의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이러한 단순원리를 제주라는 상품을 대입해서 분석해보면, 제주의 기능적 가치는 국내에서 단연 최고이며, 희소성의 관점에서도 우리나라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천혜의 관광자원들을 제주도에서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도로, 편의시설 등 환경적 인프라 또한 전국 어느 관광지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관광제주의 심리적 가치를 전국 수준 이상으로 높인다면 위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고, 심리적 가치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기 때문에 디자인의 수준을 전국 수준 이상으로 높인다면 제주의 가격에 대한 불만족은 사라질거라 예상된다.
최근 제주도 관광 산업의 달라진 현상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카페들이 많이 생겨났고, 카페 투어만을 위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도 많아졌다. 그런데 이 카페들은 제주도민들이 주체가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 상인 또는 유명인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이로인해 한때 제주 유입 인구들도 증가 했으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카페,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이런 업체들이 입소문이 나면서 또 다른 제주의 관광 상품이 되어 많은 관광객들을 제주로 오게 한 것이다. 단순히 커피와 빵을 파는 것이 아닌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제주만의 공간과 분위기를 디자인으로 풀어 낸 것이다. 이 점을 깊이 연구하고 외지인이 아닌 제주도민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관점과 능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