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던 제19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됐다. 많은 스포츠 영웅들이 휴먼 스토리와 영웅적 서사시를 읽는 듯 흥분과 설렘의 시간을 보냈다.
다음 개최지는 2026년 일본의 나고야이다. 아시안게임은 1951년 인도의 뉴델리대회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1954년 제2회 마닐라 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그동안 3회의 대회(1986년 서울,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를 유치해 치러내며 아시아 정상급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세계적 수준의 메가 스포츠 이벤트 개최는 경제, 문화, 사회 분야에 크게 유익하다.
메가스포츠 대회 유치로 인한 지역 경제 효과는 스타디움 건설을 비롯한 교통 시설 등 다양한 공공 인프라 건설과 도시의 전반적인 생활환경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개최도시였던 항저우 대회 경제 효과에 대한 공식적인 보고는 아직 없으나 지난 2010년 제10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경제적 효과가 8000억 위안(한화로 136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큰 유익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관광산업이 활성화돼 관련 서비스 산업 등 다양한 분야가 동반 발전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문화와 사회적 분야에서도 메가 스포츠이벤트는 국가적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도 유익하다. 문화 분야 역시 각국의 선수와 팬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국가들의 문화를 공유하며 상호 이해와 존중의 계기를 갖게 될 뿐 아니라 개최국의 민족 문화 홍보 기회와 자국민들의 애국심을 높이게 된다.
사회적 영향과 관련해서도 대회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구와 교육, 토론 기회와 준비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며 커뮤니티 의식을 강화하고 지역을 세계에 널리 알려 국제적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메가 스포츠 유치가 오히려 지역민들과 국가에 큰 빚을 남긴 부정적인 예도 있다. 인천시의 경우 2014년 제11회 인천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며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인천지역에서만 생산유발효과 10조6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4조5000억원, 인천 내에서 고용유발효과 20만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뿐 아니라 도시 발전과 브랜드 가치 등 엄청난 파급 효과를 기대했으나 실상은 허망하게 돼 결국 1조원이 넘는 부채만 떠안고 15년간 해마다 600억~15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이다.
메가스포츠 유치와 개최는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으나 지혜를 모은다면 실보다 득이 훨씬 클 수 있다. 제주의 재도약과 미래세대의 성장 모멘텀을 줄 수 있기에 아직 개최지가 정해지지 않은 2038년 제23회 아시안게임 유치를 제안한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