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돌담이 5일 세이레아트센테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창단 공연작 '배비장전'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오은지기자
[한라일보] 제주살이 4년차인 연극계 원로 최종원 배우가 제주의 연극인과 타지역의 뜻있는 후배들과 합심해 '극단 돌담'을 창단했다. 도민에게 사랑받는 연극단체로 우뚝 서 새롭게 제주의 연극 활성화를 도모하고, 나아가 전국 규모의 예술단체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당찬 포부를 내걸었다. 그 시작을 연극 '배비장전'(이우천 구성·연출)과 함께한다.
이달 22일 첫 무대를 앞두고 극단 돌담이 5일 세이레아트센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어 짧은 장면 시연과 인터뷰를 통해 첫걸음을 알렸다.
극단 돌담은 소속 배우를 비롯 서로 다른 극단 소속의 배우와 스태프들의 협업 구조를 이룬다.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높은 퀄리티의 연극을 만들기 위해 "관객만 보고 간다는 아주 단순 명료한 기치 아래 모인" 이들이다.
그렇게 연극 '배비장전'엔 최종원 대표(방자 역)를 비롯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2004)·문화예술인대상 뮤지컬배우 부문 대상(2011) 등을 수상한 뮤지컬 배우 강효성(애랑 역), 제주 연극인 이동훈(배비장 역)·강종임(옥단 역) 씨 등 12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극단 대학로극장 대표인 이우천 연출가는 올해 제주에서 열린 제41회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 개막 축하공연작인 '치마돌격대' 연출을 맡기도 했다.
극단 돌담은 관객이 없는 연극은 존재할 수 없다는 철학으로, 언제나 보면 부담없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연극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 안에서 때로는 우리의 삶을 반추하기도 하고, 사회를 풍자하기도 하며, 포복절도할 웃음을 관객들에게 안겨주며 '연극이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최종원 대표는 "관객이 있으려면 연극은 재미있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5일 세이레아트센터에서 극단 돌담의 창단 공연작 '배비장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오은지기자
더불어 극단 돌담은 극단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유료 공연' 운동도 벌인다. 이번 '배비장전'의 티켓가격은 3만원이다. 돈을 벌자고 입장료를 높이는게 아니라 티켓값 가치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 다수의 관객이 만족할만한 연극을 내놓겠다는 의지다.
관객은 작품에 대해 입장료만큼의 기대치를 갖는다. 배비장 역을 맡은 이동훈 배우는 무료 공연은 책임지지 않은 공연이 되기 쉬움을 지적했다. 그리고 "관객도 훈련이 필요하다. 무료 공연에 익숙해지다보면 (작품, 극단에 대해) 기대하지 않게 된다"고 주장하며 입장료가 있으면 객석을 채우기 어려운 제주 연극계의 현실도 짚었다.
강종임 배우는 극단 돌담의 조직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함께 퀄리티 있는 작품을 위해 같이 협력하는 시스템이 너무 좋다"는 강 배우는 "이 시스템이 분명 지역 연극계에 상당한 파장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시너지효과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타리를 벌려 협력하고, 좀 더 완성도 높고 퀄리티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들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감을 내비쳤다.
풍자와 해학, 재미와 웃음을 선사할 연극 '배비장전'은 이달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평일 오후 7시, 금·토 오후 4·7시, 일 오후 4시) 세이레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돌담은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며 연극이 가지고 있는 참 맛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초대장을 띄웠다. 그리고 제주에서 시작한 이 공연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해외공연도 추진해 제주연극의 힘을 알리고 이를 통해 다시 제주연극의 발전을 도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극단 돌담이 5일 세이레아트센테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창단 공연작 '배비장전'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오은지기자
극단 돌담이 5일 세이레아트센테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창단 공연작 '배비장전'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오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