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속 노인들 택시 잡기 "어렵다 어려워!"

디지털 세상 속 노인들 택시 잡기 "어렵다 어려워!"
스마트기기 '택시어플' 낮설고 사용방법도 몰라
"길 걷다 손님 없는 택시 보면 대부분 예약 택시"
  • 입력 : 2024. 01.03(수) 17:17  수정 : 2024. 01. 04(목) 18:00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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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좀만 걸어가다 보면 빈 택시 한 대쯤은 지나가겠지 하면서 걸은 게 20분째예요. 이러다가 집까지 걸어갈 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년층들이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어플) 등 디지털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제주도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지난해 4월 기준 12만264명(18%)으로 집계되며, 2027년에는 도내 노인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노령층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도민 김(67)모씨는 제주시 도남동에서 볼 일을 마치고 삼도1동에 있는 딸의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러 대도로변으로 나섰다. 하지만 길가에서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예약' 불이 켜진 택시들은 김씨의 앞을 지나치기만 했다. '걸어가다 보면 지나가는 빈 차 한 대쯤은 있겠지. 그때 타자'라는 생각으로 걸어가기 시작한 지 20분째 돼서야 김씨는 결국 딸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딸이 택시를 불러주겠다며 서 있는 장소를 말해달라고 해서 알려준 지 3분만에 택시가 왔다"면서 "다음날 택시호출을 혼자 해보려고 딸에게 방법을 배우는데 글씨도 잘 안 보이고 눌러야 하는 것도 많아 3~4번 물어보다가 포기했다"고 말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등록된 택시는 총 5319대(개인 3875대·법인 1444대)이다. 이 중 약 500대가 카카오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이다. 카카오 일반 택시 신청을 해 카카오T 앱으로 콜을 받고 있는 택시는 따로 집계되지 않아 이들을 합치면 도내 대부분의 택시가 어플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어플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고충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제주시는 해당 관련 교육을 진행하려 했지만 예산 반영이 안 되어 올해는 추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시가 직접 진행하는 사업은 없지만 대한노인회제주도연합회와 제주시지회가 같이 도내 27개 경로당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의 내년도 교육 추진 여부는 아직 연초라 고심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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