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에겐 스트레스" 천지연폭포 먹이 주기 '안됩니다'

"새들에겐 스트레스" 천지연폭포 먹이 주기 '안됩니다'
원앙, 흰뺨검둥오리 등 야생 조류 탐조 가능 관광지
일부 방문객 먹이 주기에 기념품점 사료 판매까지
"인위적 먹이 주기로 야생성 잃고 스트레스 유발"
  • 입력 : 2024. 03.18(월) 18:08  수정 : 2024. 03. 19(화) 16:0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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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람객이 천지연폭포 매표소 인근 물가에서 새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 서귀포시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천지연폭포에서 행해지는 새 먹이 주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기념품점에서는 먹이 주기용 사료까지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천지연폭포 매표소 앞 물가. 몇몇 방문객들이 물 위를 헤엄치고 있는 새들을 향해 사료 등 먹이를 던지고 있었다. 비둘기들도 그 주변에 모여들었다.

천지연폭포는 흰뺨검둥오리, 원앙, 물닭 등이 겨울을 나는 곳이다. 이곳에서 새 먹이 주기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서인지 사료를 판매 중인 기념품점도 보였다. 오리·새·물고기 먹이용이라며 콩알 크기의 사료를 소포장해 상점 입구 매대에 내놓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새들을 좀 더 가깝게 보겠다는 생각으로 불필요하게 먹이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류 건강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관계자는 최근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으로 해당 시설 내 동물 먹이 주기가 금지된 점을 들며 "야생 조류들이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먹다 보면 자연성을 잃게 된다. 원앙들은 조만간 번식지로 날아가야 하는 시기인데 사육화로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먹이 주기로 인해 집오리까지 눌러살고 있다면서 "공영 관광지인 천지연폭포에서 먹이 주는 행위를 방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조류 전문가는 "원앙 등이 월동하는 천지연폭포는 새들을 친숙하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일부러 사료 등을 주지 않아도 새들이 먹이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AI(조류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라도 인위적으로 먹이를 주고 유인하는 등 새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간혹 아이들이 체험용으로 물고기 사료를 주면서 새들에게도 먹이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야생 동물 먹이 주기에 따른 문제 등을 살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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