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의 한라시론] 빛나는 제주, 빛나는 선배시민

[김재희의 한라시론] 빛나는 제주, 빛나는 선배시민
  • 입력 : 2024. 04.04(목)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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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 3월 14일 '초고령사회, 제주 선배시민의 역할 모색'이라는 주제로 2024년 제1회 제주고령사회포럼이 개최되었다. '선배시민'이라는 용어의 흥미로움 때문인지, 노인이라는 용어를 대체하는 긍정적인 인상과 느낌을 주어서 그런 것이지 이번 주제에 대한 지역 내 관심과 호응이 높았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인구고령화 상황으로 노인 세대의 새로운 역할과 활동에 대한 고민이 주요 현안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선배시민'은 노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No人에서 Know人으로 전환하는 담론이다. 현대산업사회 이후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느낌은 비생산적, 의존적, 쓸모없는 등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이 자리 잡았다. 과거에 노인은 빈곤한 돌봄의 대상이자 시혜적·수동적 정책 대상이었다. 하지만 나이 듦은 삶의 연륜과 경륜을 지님을 의미하고, 최근 젊은 노년층은 은퇴 후 사회적으로 물러남이 아닌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활기찬 노년기를 보내려는 욕망이 크다. 선배시민은 노인 세대가 더 이상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담론이다. 이 담론에서 노인은 오랜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시민으로서 공동체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며 의무와 권리를 지닌 당당한 주체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해 이제는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벗어던지고 선배시민 관점을 적용한 노년 세대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에서도 선배시민 담론과 연계해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활동이 더욱 다양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노년기에 개인의 삶을 위한 여가를 즐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공동체 발전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배시민 본인이 살고 있는 마을 단위가 환경오염, 돌봄 등 다양한 현안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활동의 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선배시민과 후배시민이 함께 교류하는 활동과 기회 역시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을 경험하고 살아온 선배시민과 후배시민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가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되는 '제주특별자치도 선배시민 지원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현재 전국의 선배시민 지원 조례는 경기도를 시작으로 부천시, 충북 진천군, 총 3개 자치단체에서 마련되었다. 제주에서도 선배시민 지원 조례가 제정되면 관련 활동이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성남시 중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활동하는 선배시민은 청소년·대학생 후배시민들로부터 "선배님 너무 멋져요!"라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선배시민 활동은 지역 내 세대통합을 이루고 세대갈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다. 후배시민들이 선배시민에게 "멋져요", "존경해요"라고 하는 제주 사회로 거듭나기를 희망해본다. 빛나는 제주에 걸맞은 선배시민들의 빛나는 활약을 기대한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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