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 없는 들불축제’ 놓고 제주도정질문서 설전

‘들불 없는 들불축제’ 놓고 제주도정질문서 설전
'불놓기 부활' 주장하는 지역구 도의원 질의에
  • 입력 : 2024. 04.18(목) 00:00  수정 : 2024. 04. 18(목) 06:53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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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들불축제.

오 지사 “불놓기보다 축제 위상 회복 논의부터”


[한라일보] 제주시 애월읍 주민들이 들불축제 지원 조례제정을 위한 주민청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오영훈 제주지사가 불놓기 없는 들불축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향후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2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는 '오름 불놓기 부활'을 주장하고 있는 고태민 의원(국민의힘, 제주시 애월읍갑)과 '불 놓기가 없어도 들불축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오영훈 제주지사 간 기싸움이 벌어졌다.

고 의원은 이날 도정질문에서 들불축제와 관련해 "제주시에서 숙의형 원탁회의를 통해 들불축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0.8%, 폐지가 41.2%로 나왔다"면서 "하지만 제주시장은 원탁회의 결정을 뒤집고 들불축제를 폐지하고 다른 콘텐츠로 개발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이어 "도지사가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들불축제 가부에 대해 지사 생각은 어떠하냐"고 질의했다.

이에 오 지사는 "들불축제 사무분장 자체가 제주시로 돼 있기 때문에 제주시에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주시가 판단한 부분이 제주도와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저는 행정의 책임자로서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방침이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그러면서 "불을 놓느냐 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닌 들불축제의 위상을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고 의원은 "들불축제인데 들불이 없이도 가능하느냐"고 재차 입장을 묻자 오 지사는 "불을 놓지 않는 들불축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들불축제가 열리는 제주시 애월읍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오름 불놓기와 달집 태우기를 내용으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 주민 서명을 받고 있어 향우 지역주민과 행정 간 대응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도정질문에서는 대중교통 중앙차로제를 확대하면서 교통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오 지사는 "보행 여건과 관련된 정비 등을 통해 잘 준비해 나가면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오 지사는 도내 축산농가가 반발하고 있는 다른 지방의 이분도체 돼지고기의 반입에 대해서 "이분도체 문제는 방역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질서 확립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내년 제주지역에 한해 구제역과 돼지열병 청정지역 인증을 받게 되면 다른 지역의 돼지고기 반입 금지를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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