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석의 문화광장] 제주 관광산업과 디자인: ‘브랜드 제주’를 위한 인재 육성이 필요한 때

[현창석의 문화광장] 제주 관광산업과 디자인: ‘브랜드 제주’를 위한 인재 육성이 필요한 때
  • 입력 : 2024. 05.14(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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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디자인은 브랜드의 가치(Value)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상품 또는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장 본질적인 기능적 혜택(Benefit)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나, 2000년 이전 기술력의 격차가 컸던 시절과 다르게 오늘날의 제품들은 기술력의 차이가 크지않아 제품의 제공하는 기술력이 크게 부각 되기가 어렵다. 특히 관광산업과 같은 서비스산업은 기술력의 차이보다는 도로, 숙박시설 등 인프라의 차이 정도로 구분이 되고 이것 역시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다. 제주의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소는 바로 콘텐츠, 제품, 서비스를 포장하고 가치를 높이는 디자인의 수준 차이이다.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좋은 설비와 생산시설이 필요하듯이, 좋은 디자인을 위해서는 좋은 인력들과 환경이 필요하다. 디자인으로 전 세계를 지배하는 이탈리아는 패션디자이너 지아니베르사체, 조르지오 아르마니,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 산업디자인의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 가구, 건축, 제품디자이너인 클라우디오 벨리니, 쥬얼리 디자이너인 쟘파올로 바베또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디자인 거장들이 많다. 그리고 이들의 디자인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이탈리아가 만든 제품들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고가의 가격으로 판매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국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자인에 대한 천재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일까?

이탈리아가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이유를 분석해 보면, 첫 번째는 이탈리아의 예술적 환경이다. 어려서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 산치오와 같은 세계 거장들의 작품을 보며 자라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기본적으로 국민 전체적으로 예술에 대한 친숙도와 이해도가 높다. 두 번째로 체계적인 디자인 교육과정과 현업 중심 교육 내용이다. 이탈리아에서는 5년제 예술고등학교로 감수성이 풍부한 나이에 집중적으로 예술적 감각을 전문적으로 살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에서도 현직 디자이너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고, 심지어 수업 시간이 오후 7시부터로 현업에 있는 교수가 일을 마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현업 디자이너들이 현재의 시각과 기준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기 때문에 교육 현장과 산업 간의 격차가 생길 수 없고 현업에서 필요한 인재들을 바로바로 학교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 디자이너는 입사 후 최소 2~3년간 다시 현업 트레이닝을 받아야 디자이너로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기피하고 있는 신입사원의 연봉이 낮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브랜드 제주를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해 왔지만 그 성과는 아직도 미미하게 느껴진다. 제주가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높은 가치로 팔 수 있는 기술, 바로 디자인에 대한 문제는 디자이너 육성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고 그 문제를 풀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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