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수의 건강&생활] 손등에 혈관이 튀어나와요

[이길수의 건강&생활] 손등에 혈관이 튀어나와요
  • 입력 : 2024. 05.29(수)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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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여름이 되면 많은 분들이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어느덧 나이가 40~60대가 되니 손등에 보기 싫은 혈관들이 튀어나와 있는데 걱정이에요"라며 문의를 주신다. 흔히 이야기하는 손등 정맥류이다.

원래 인간의 손등과 발등에는 지방층이 매우 얇다. 이것은 진화적 문제로 잉여 영양분을 복부나 허벅지에 지방층의 형태로 저장하고 손등과 발등은 너무 두터우면 감각과 운동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에 이곳에는 지방층의 저장이 거의 필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30대에는 지방층 이외에도 결체 조직이라 불리는 콜라겐과 같은 성분들이 손등과 발등에 많아서 혈관 돌출이 심해 보이지 않지만,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방층과 함께 콜라겐 성분이 줄어들면서 유독 핏줄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을 손등정맥류라 한다. 현대인들은 손을 드러내고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매우 보기 싫게 되고 타인에게도 불편한 시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없애달라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렇게 생긴 손등정맥류는 질병이 아니다. 하지정맥류와 달리 손등정맥은 역류가 거의 없으며 또한 조금 있다고 해서 기능상의 제한점은 거의 없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를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다만 외적 불편감으로 인해 치료는 할 수 있기 때문에(성형수술처럼) 미용시술에 해당된다. 그래서, 환자분들이 오시면 의료진은 이것이 질병이 아니라는 점, 육체적 건강에는 이상이 없음을 열심히 설명한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두 명 중 한 명은 안심하고 돌아가시지만 나머지 분들은 그래도 치료를 원하시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손을 보여주면서 생활을 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을 들 수 있는데, 자신만의 핸디캡이 되어 위축되거나 속상하는 일이 빈번하다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정서적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경화시술, 레이저시술, 절제술 등이 있는데 80~90%가량의 손등정맥류는 혈관경화 주사치료로 진행된다. 그 이유는 혈관마다 한두 번의 주사치료로 효과도 좋고, 무엇보다 통증이나 흉이 거의 없어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도 있는데 한 혈관씩 치료를 해야 하며 한꺼번에 할 경우 손 전체의 혈류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가와의 사전 상담이 중요하겠다. 전체 손등을 치료할 경우 2~3주 간격으로 4~5회 주사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외형상 혈관이 들어가는 기간이 치료 시작 시점에서 두세 달가량의 시간 소요를 반영하면, 여름보다는 가급적 봄이나 가을, 겨울에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완전히 없애버리면 마네킹의 손처럼 어색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실루엣 정도를 남기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사용되는 경화 치료제는 60년 이상 혈관질환에 사용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들로 구성되어 특발성 면역 질환이 없는 한 대체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길수 제주 수흉부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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