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 무산… 경주가 챙겼다

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 무산… 경주가 챙겼다
선정위원회, 개최도시 경주 건의 사실상 확정된듯
20년 만에 도전 실패… '제주 홀대론' 의견도 나와
  • 입력 : 2024. 06.20(목) 18:55  수정 : 2024. 06. 23(일) 21:18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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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APEC 정상회의 유치 범도민 추진위 발족식.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도민과 제주특별자치도가 20년 만에 야심차게 도전했던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가 결국 무산됐다. 제주, 인천과 '3파전' 경합을 벌였던 경주가 APEC 정상회의를 유치에 성공했다.

20일 열린 외교부 소속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위원회 회의에서 투표 결과, 위원 대다수가 경북 경주 유치에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정위는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경주를 건의했다.

그동안 제주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에 빛나는 천혜의 생태환경을 비롯해 충분한 숙박시설과 경호여건 등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제주 유치에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정상회담 6회, 내년 20회를 맞는 제주포럼 등 풍부한 국제행사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장담했었다.

도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제주를 아시아·태평양지역 평화 협력의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지속가능한 제주 미래 비전 실현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구상이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17일 도청 한라홀에서 열린 주간 혁신 성장회의에서 "APEC 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제주가 국제협력의 중심축이 돼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며 "도민사회가 혼연일체가 돼 준비해 온 APEC 유치 과정은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막바지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제주는 2005년 APEC 정상회의 유치 과정에서 부산에 밀려 개최지를 내준 뒤 20년 만에 재도전한 유치전에서 또다시 실패하는 뼈아픈 결과를 맞게 됐다.

이와 관련, 이번 제주 개최 실패 원인은 '정치적 문제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도지사는 물론 제주 3개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이유다. 이에 그동안 이어져온 정부의 '제주 홀대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제주와 경쟁구도에 있는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역사·문화적 측면을 강조하며 유치전에 성공했다. 반면 제주와 함께 고배를 마신 인천은 공항과 숙소, 회의시설과 교통, 경호와 안전여건 등을 부각시켰으나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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