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의 편집국 25시] 1억원의 한계

[김지은의 편집국 25시] 1억원의 한계
  • 입력 : 2024. 06.26(수) 22: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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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11곳이요? 실제로는 더 많지 않을까요." 최근 제주도내 마을기업 현황을 취재하다 만난 한 마을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한 해 벌이가 전혀 없는 곳을 넘어 매출이 있어도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기업은 더 많을 거라는 얘기였다.

마을기업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그 역시 현실적인 고민을 꺼내놨다. 그가 이끄는 마을기업은 재지정(2차 지정)까지 받았지만 전문 인력 채용부터 마케팅까지 쉬운 게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최대 1억원의 지원금 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경영, 마케팅 등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마을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1억원의 지원이 결코 적지는 않다. 하지만 이는 1차부터 2·3차 지정까지 살아남아 매출, 고용 등 '성과'를 냈을 때 받을 수 있는 돈이다. 이 단계까지 생존하지 못한 기업에는 사실상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렇다고 숨이 약해지는 마을기업을 '심폐 소생'할 정책이 눈에 띄는 것도 아니다. 정부와 제주도 등 행정과 기업 사이에서 실제 지원 업무 맡는 '중간 지원 조직'도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2명의 인력이 오르지 않는 사업비를 쪼개 가며 교육에 경영 컨설팅, 홍보 등을 추진하다 보니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주는 마을마다 자원이 풍부해 마을기업 키우기 좋은 곳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포상과 같은 '일시 지원금'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를 깨지 않으면 마을기업의 보다 나은 미래는 없어 보인다. 제주형 마을기업 육성 의지와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김지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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