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주愛 빠지다] (7)제주를 그리는 지성하 작가

[2024 제주愛 빠지다] (7)제주를 그리는 지성하 작가
제주 아름다움 캔버스에 담는 이주 4년차 화가
코로나로 답답한 도시 떠나 제주행… 이주 4년차
한라산·바다·곶자왈 등 마주하고 느낀 풍경 그려
  • 입력 : 2024. 08.07(수) 01:00  수정 : 2024. 08. 16(금) 09:51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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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도시를 떠나 제주로 온 지성하 작가는 한라산과 바다, 곶자왈 등 마주한 제주의 자연 풍경을 캔버스에 담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한라산과 바다, 그리고 곶자왈. 이 모든 것이 제게는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어요." 지성하(71) 작가는 본인이 제주에 와서 느낀 아름다움을 캔버스에 담기 위해 붓을 꺼내들었다고 설명했다.

지 작가는 코로나19가 극성이던 2021년 아내와 함께 제주로 왔다. 제주로 온 계기는 단순했다. 교류가 끊긴 서울은 삭막했고, 답답했다. 지 작가는 자연이 있는 곳에 가고 싶었다. 드넓은 바다가 한 눈에 펼쳐지고 한 편에는 산이 있는 그런 곳. 제주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아내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지 작가는 짐을 싸고 제주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서울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제주의 다채로운 매력은 지 작가 부부를 3년째 이곳에 머물게 했다.

지 작가는 서울에서 누리지 못했던 여유를 제주에 살며 누렸다. 또 그동안 일에 집중하느라 뒷전으로 미뤄놨던 내 자신을 돌보기 시작했다. 가족과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렸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무조건 했다. 그 중 하나가 그림이었다.

지 작가에게 그림이란 늘 잘하고 싶었으나 쉽지 않은 것이었다. 학창시절 많은 수의 그림을 정성 들여 그렸지만, 교실 뒷편 게시판에는 늘 친구들의 작품이 내걸렸다. 그림에 특별한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전시회를 즐기는 것에 만족했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염원이 너무 깊었던 탓일까. 정년이 다 돼 직장을 그만두게 되자마자 바로 그림을 배웠다. 그는 혹여나 그림 감각을 잃어버릴까 제주에 와서도 배움을 이어갔다.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이어 서귀포 기당미술관 수채화반 강의도 들었다. 그러던 와중 전시회를 보러 우연히 들른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전시실은 나도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갑자기 든 생각이니만큼 전시회 준비기간은 촉박했다. 지 작가는 제주 어느 곳에서도 보이는 한라산에서부터, 바다, 곶자왈, 올레길 등 그가 눈으로 보고 감탄했던 그 모든 자연을 그리기로 결심했다. 눈이 내리면 설산을 바라보며 붓을 들었고, 가을이면 직접 한라산에 올라 철쭉을 그림에 담았다. 눈이 일찍 떠지면 새벽 바다를 그렸고, 생각을 정리하고자 들린 바다에서 생각할 겨를 없이 스케치에 열중하기도 했다. 그렇게 지 작가는 본인이 만나고 감동한 풍경들로 전시회를 가득 채웠다.

지 작가는 "그림이 안그려질 때는 한없이 작아져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도 했었지만 아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준 덕분에 전시회까지 열게 됐다"면서 "이번은 내가 좋아하는 제주의 한라산과, 바다 그리고 곶자왈을 마음껏 그렸으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제주의 하늘, 이곳에서 만나는 가족, 친구들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친구들이 자꾸 '제주도가 그리 좋으냐'고 물을 때마다 나의 대답은 '그래 좋다'"라면서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만큼 제주 자연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답고 감사한 것이다.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 자연에 자부심을 가지고 모두가 행복하게 자연 속에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 작가는 이번 전시회 수익금 전액을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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